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신앙은 동사이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7 조회수526 추천수5 반대(0) 신고

 

 

<신앙은 동사이다.>


엿새 뒤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그때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덮더니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마르 9,2-13)



  예수님께서 세 제자들에게 산위에서 신앙의 절정을 체험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이것은 구약에서 모세가 거룩한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한 것과 비견될만한 사건입니다. 구약에서는 모세 한 사람뿐이었지만 이제 세 제자로 늘어났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신앙의 오솔길로 인도하십니다. 그 길은 평탄한 길이 아닙니다. 신앙에는 많은 길이 있으며, 많은 단계와 굽이가 있습니다. 괴로움과 슬픔이 도사리고 있으며 또 영광이 있습니다. 신앙인은 25세이건 75세이건 간에 여정 중에 있는 순례자입니다.

  그 여정 중에 오늘은 신앙의 절정체험을 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마르코복음 9,1절, ‘죽기 전에 하느님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보는 체험을 세 제자들이 한 것입니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기도와 묵상을 통해서 체험하신 ‘일치의 체험’이 바로 이런 체험일 것입니다. 각자 표현 방법은 약간씩 다르지만 세 제자들이 체험한 거룩한 변모체험과 같을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 십자가의 성 요한, 대 테레사, 성 이냐시오 등등 성인들의 표현이나 향심기도, 관상기도 등등에서 표현하는 것은 모두 주님과의 일치를 통해 변모하는 체험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잊지 말아야할 것은 여러 성인들의 체험도 오늘 복음처럼 예수님께서 산위로 데리고 올라가신 것입니다. 그분들은 모두 영적 수동을 말합니다. 자신들의 능력으로 산위에 올라 간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이끌어 주셨다고 고백합니다. 용어는 다르지만, 처음에는 능동으로 출발하여야하고 어둔밤을 거쳐 영적수동과 일치 그리고 변모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그 체험 상태가 너무나 행복하여 초막을 세 개 지어 산위에서 머물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거룩한 하느님의 현존인 구름이 제자들을 감싸고 말씀을 하십니다. 구약에서 구름은 shekinah로 표현되는 하느님의 현존입니다. 첫째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둘째 그가 말하는 것을 따르라고 명령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위에만 머무시는 것이 아니라 땅 아래로 내려와 수행하실 사명이 남았습니다. 바로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입니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걸으셔야할 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미” 그러나 “아직”의 역설을 엿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나라가 이미 들어와 있으나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산 아래로 내려가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길을 우리가 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또 “관상과 실천”의 이중주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흔히 ‘마르타와 마리아’로 상징되는 ‘행동과 기도’의 변주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지 가르쳐 줍니다.


   헨리 뉴엔 추기경은 “신앙은 동사이고 하나의 과정이지, 정지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신앙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신앙하는 사람’으로 되어 가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 주어진 것들과 위기들과 투쟁하면서 믿는 사람으로 계속 탄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영적인 일용할 양식을 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일같이 회개(metanoia, 방향전환)를 하여야합니다. 그리하여 살아계시는 하느님께 인격적인 자기증여를 계속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에는 신앙에 완성이 있을 수 없습니다. 언제라도 발을 헛딛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와 “아직 아니”의 주제에 의한 즉흥 변주곡을 연주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제 목숨을 부인하는 것이며,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끌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따르는 것입니다.

 

 

 


날 이끄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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