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9 조회수694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7년 2월 19일 연중 제7주간 월요일
“O faithless generation, how long will I be with you?
How long will I endure you?"
(Mk.9,19)
제1독서 집회서 1,1-10
복음 마르코 9,14-29
 
지금 제 방은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 있습니다. 글쎄 제가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 3대가 완전히 분해되어 있거든요. 왜 그러냐고요? 사실 새해를 맞이해서 제가 많이 이용하는 컴퓨터를 뜯어서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컴퓨터 안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엄청난 먼지가 그 안을 채우고 있답니다. 따라서 저는 하나씩 부품을 떼어내어서 먼지를 모두 제거할 생각을 한 것이지요.

과감하게 연결된 선을 제거하고 부품을 떼어내어서 하나씩 청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조립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분명히 다 조립했는데 하나의 컴퓨터가 켜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 컴퓨터가 켜지지 않으면 방송을 할 수도 없습니다.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제가 직접 조립한 컴퓨터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습니다. 더군다나 저의 컴퓨터를 조립 경험이 몇 년인데요. 하지만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뜯어서 꼼꼼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역시 잘못된 부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확신했습니다. “컴퓨터가 고장 났구나. 그 동안 너무나 혹사를 시켜서 컴퓨터가 드디어 맛이 갔나보다.”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포기하려는 순간, 무엇인가가 보였습니다. 선을 하나 잘못 연결한 것입니다.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 연결해야 하는데, 전혀 엉뚱한 곳에 연결해 놓았던 것이지요. 컴퓨터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저의 부주의로 인해 생긴 결과였던 것입니다.

솔직히 좀 부끄럽더군요. 스스로 잘 안다면서 저의 실수는 인정하지 않고 컴퓨터의 고장이라고 쉽게 단정했던 저의 모습을 말입니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이런 모습을 보일 때가 너무나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의 실수는 절대로 인정하지 않고 남의 실수를 보고서는 ‘어쩌면 그럴 수가 있어.’라고 말하면서 인정하지 않는 저의 모습을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이 율법학자들과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악령 들린 아이를 쫓아내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아마 율법학자들은 ‘지금이 기회다’라는 식으로 공격했던 것 같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고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전혀 고치지 못한다고 말이지요. 바로 예수님께서는 이 모습을 보시고 안타까움에 말씀하십니다.

“아, 믿음이 없는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 곁에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제자들 역시 마찬가지지요. 바로 믿음이 없기 때문에 악령을 쫓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기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말씀하십니다. 제자나 율법학자나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주장했을 뿐,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해서 믿음이 없고 또 기도가 부족했음을 인정하지는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혹시 지금 내 모습도 이렇지 않을까요? 내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관대해지려고 했던 저의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너무나도 믿음이 없고 기도가 부족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나의 실수를 먼저 인정합시다.

 

 

 
새해 약속은 이렇게(이해인)

또 한 해를 맞이하는 희망으로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시작될 것입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아
웃기 힘든 날들이지만
내가 먼저 웃을 수 있도록
웃는 연습부터 해야겠어요

우울하고 시무룩한 표정을 한 이들에게도
환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도록
아침부터 밝은 마음 지니도록 애쓰겠습니다

때때로 성격과 견해 차이로
쉽게 친해지지 않는 이들에게
사소한 오해로 사이가 서먹해진 벗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 인사하렵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
우두커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 노력의 열매가 사랑이니까요

상대가 나에게 해주기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다가가서 해주는
겸손한 용기가 사랑임을 믿으니까요

차 한 잔으로, 좋은 책으로, 대화로
내가 먼저 마음 문을 연다면
나를 피했던 이들조차 벗이 될 것입니다

습관적인 불평의 말이 나오려 할 땐
의식적으로 고마운 일부터 챙겨보는
성실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마음이야말로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어주는
소중한 밑거름이니까요

감사는 나를 살게 하는 힘
감사를 많이 할수록
행복도 커진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
그동안 감사를 소홀히 했습니다

해 아래 사는 이의 기쁨으로
다시 새해를 맞으며 새롭게 다짐합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그리하면 나의 삶은
평범하지만 진주처럼 영롱한
한 편의 시(詩)가 될 것입니다.


 

"If you can!’ Everything is possible to one who has faith.”
(Mk.9,23)

 


 당신의 사랑이 늘 행복하기를

 


James Brown --I got you -I Feel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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