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오늘이 마지막인 것 처럼 (나영훈 안토니오 신부님 )
작성자오상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20 조회수879 추천수9 반대(0) 신고
 2월 20일(장례미사) :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우리는 오늘 박마리아 할머니의 장례미사를 드리기 위해 이렇게 모여 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고단했던 이 생의 삶을 마감하시고, 저 생의 삶으로 건너가셨습니다.


이 생에서 저 생으로 건너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 바로 죽음입니다.

죽음은 우리 인간이 겪게 되는 모든 고통의 결정체로써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가장 어려운 수수께끼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죽음을 끝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죽음이 새로운 삶에로 옮아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이 되어 오셔서

우리 모든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우리 또한 그 분의 공로로

죽더라도 죽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할머니의 죽음은 슬퍼해야 할 일만은 아닌 것이지요.

오히려 기쁨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할머니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또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살아있음에 대해서 의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살아있는 동안 살아있음이 괴로운 순간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해인 수녀님에게 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을 점점 더 힘겨워합니다.

 자신은 불행하다고 체념하면서요. 어떻게 견디고 이겨내야 할까요?”


수녀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면서 정신적으로 공허해하고 

 외로워하는 모습을 실제로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러곤 쉽게 자학에 빠집니다. 

 ‘자살하고 싶다’, ‘죽고 싶다’는 말을 너무 쉽게 할 적엔 안타깝지요.

 그럴 때 저는 "이 순간과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가정을 해보라"고 곧잘 말합니다.

 저 역시 너무 힘들 적엔 상상 속의 관 속에 들어가 자신을 돌아보며 

 믿음과 겸손의 삶을 지니려고 애를 쓴답니다.”


예전에 제가 다닌 성당에서 고3학생들과 함께 겨울 피정을 떠난 적이 있었습니다.

밤 Program 중에 하나가 바로 죽음 체험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들을 관 속에 집어 넣고 관 두껑을 닫고 

망치로 양 모서리는 치는 흉내를 내면서, 밖에서는 연도 할 때처럼 그렇게 성가를 불렀습니다.


학생들은 평소에 죽음에 대한 생각이 없다가 이러한 체험을 하게 되자

몹시 놀랐고 하느님 앞에서 회개의 눈물을 흘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할머니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 삶을 새롭게 계획하고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보다 더 잘 살기 위한 노력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뿐만 아니라 저 세상에서도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부터 하나씩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마지막에 가지고 갈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지요.

우리 손에 무엇을 더 많이 움켜쥐면 쥘수록 우리는 불행해집니다.


우리의 손을 펴고 그 손으로 형제의 손을 잡고 사랑의 실천을 한다면

우리는 마지막 날에 하느님 앞에서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할머니께서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있도록 우리는 끊임없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이 장례미사가 끝나고 할머니가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의 모든 희생과 기도가 할머니에게 유익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변화된 새로운 삶이

할머니에게 공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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