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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성원로 4인의 뼈있는 정담
작성자최익곤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22 조회수590 추천수4 반대(0) 신고

여성원로 4인의 뼈있는 정담

  • 여성원로 4인의 뼈있는 정담

    박완서·이인호·방혜자·이해인 대담집 ‘대화’ 나와
    입력 : 2007.02.19 23:37

    • 대한민국 명품 소설가 박완서(76)씨와 러시아 대사를 지낸 이인호(71) 서울대 명예교수, ‘빛의 연작’ 시리즈로 유명한 재불(在佛) 화가 방혜자(70)씨, 베스트셀러 시집들로 사랑 받는 시인 이해인(62) 수녀.

      시와 소설, 학문과 예술의 각 분야에서 반세기 가까이 우리의 내면과 지성을 풍성하게 살찌워 온 여성계의 대표 원로 4인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2005년 말부터 월간 ‘샘터’에 박완서-이해인, 이인호-방해자, 두 팀으로 나눠 대담을 연재해온 네 사람이, 그간 나눈 이야기를 묶은 책 ‘대화’(샘터사)의 출간을 기념해 출판사가 마련한 신년 오찬 모임에 참석한 것. 대담집에는 문학과 종교, 사랑과 슬픔, 여성의 해외진출 등에 대해 나눈 대화가 실려 있다. 서울 북악산 기슭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네 사람은 즐거움을 나누며 맛보는 삶의 기쁨, 일과 인간관계 맺기, 연말로 예정된 대선(大選)을 보는 시각 등을 주제 삼아 웃음과 한숨을 섞어가며 두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담집‘대화’를 펴낸 시인 이해인, 화가 방혜자, 소설가 박완서, 서양사학자 이인호씨.(왼쪽부터) 최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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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원에 사는 이해인 수녀는 “나는 집 없는 소녀”라고 말해 좌중을 웃기더니, “대신 나를 사랑의 집으로 만들고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집을 주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주었다. 박완서씨는 “나는 집과 가족에 대한 소설을 많이 썼지만 현실 세계에서도 우리집에 사람을 불러 먹이는 것을 좋아했다”며 “그때는 아무렇게나 만들어서라도 함께 나눠 먹으면 즐거웠는데, 요즘은 서로 초대하지도 않고, 간혹 초대하려면 그럴싸하게 차려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생각들 한다”고 아쉬워했다.

    일과 인간관계를 현명하게 처리해온 원로들의 능숙함이 재치 있는 대화로 더욱 빛났다. 이해인 수녀가 “우리 어머니가 95세로 고령인데, 평생 기도했던 기억보다는 놀러 가서 좋았던 것만 생각난다고 하신다”는 말하자, 이인호 교수가 이어받았다. “같이 일만 해서는 사람 사이에 정이 생기지 않아요. 꼭 함께 놀아야 해요.” 이 교수는 “나이 먹으니 관계 맺는 데도 여유가 생겨서 좋다”며 “요즘은 남자 교수들에게 친절하게 대해도 (자기를 좋아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아서 편하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박완서씨는 “남자들이 노후에 갈 곳 없어지는 것은 회사에서 일로만 사귀기 때문”이라며 인간관계의 폭을 넓힐 것을 조언했다. 방혜자 화백은 “편지를 보내도 답장할 줄 모르는 한국 사람과 달리, 내가 아는 서양 사람들은 인연을 맺으면 오래도록 편지로 왕래하고, 모임도 가족 단위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해인 수녀는 봉사활동을 권했다. “성직자들은 불우한 사람들과 일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들과 함께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을 ‘성직자의 이기심’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네 여성 원로의 화제는 대통령 선거로 이어졌다.

    “표를 지키려고 유권자들이 감시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왜 떠들다가도 투표 당일에는 기권하는지…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를 극복해야 해요.”(박완서) “대통령이 된 후에 ‘못해먹겠다’는 소리나 해서는 안되죠. 대통령이야 말로 누구 핑계를 댈 수 없는 유일한 자리잖아요? (유권자가)책임감 있게 투표하면 터무니없는 사람들이 나오지 못할 것입니다.”(이인호)

    “수녀들도 정치얘기가 나오면 서로 조심해야 할 만큼 우리 정치는 감정으로 흘러요. 이번 선거에선 이성으로 투표해야겠지요.”(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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