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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28) 나의 오만과 편견 / 이현철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23 조회수667 추천수7 반대(0) 신고

 

 

 

출처 : 우리들의 묵상

게시번호 : 21773

게시일자 : 2006년 10월 25일

 

 

                                                       

 

 

나의 오만과 편견

 

                                                              글쓴이 : 이현철 신부님


  십자가를 안테나로!

  갓 수도원에 입회했을 때의 일입니다. 평일 저녁 시간이나 주말 오후, 그리고 주일에는 지, 청원자(수도원 1, 2년차)들이 교대로 수도원의 안내실 안내봉사와 전화당번을 맡곤 했지요. 그런데 어느 주말 오후, 남루한 옷차림의 한 중년 아저씨가 양초 한 통을 옆구리에 낀 채 저희 지, 청원장 신부님을 만나러 왔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지 하루에도 구걸하러 수도원에 오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 저도 당연히 그분을 수도회에 초를 팔러 온 사람인 줄 알고,

  “저희는 그런 양초를 안 쓴답니다. 주로 가르멜 수녀원에서 만들 밀초를 쓰지요...”하며 그분을 달래어? 내보내려고 하는데 갑자기 지, 청원장 신부님의 인터폰이 온 것이었습니다.

  “이냐시오, 혹시 S본당 신부님 안 오셨어? 오늘 오후에 오신다고 해서 여태 기다리고 있는데...”

  “......”


  그 후에도 또한번 큰 실수를 했답니다. 당시 부산의 복지원을 탈출한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보도가 있은 직후였습니다. 그날도 주말 오후였는데 웬 빡빡머리를 한 남루한 옷차림의 청년이 저희 동료 형제를 만나러 왔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청년이 혹시나 부산 복지원을 탈출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면회를 사칭한 좀도둑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 그를 응접실에 앉혀놓고 마치 형사가 “두드리면 다 나와!”하며 용의자를 심문하듯 면회하겠다는 동료 형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꼼꼼하게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시간후, 동료 형제가 안내실 봉사 교대하러 내려왔다가 그를 보고

  “아니, 요한형, 여기엔 웬일이야?” 하며 그를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더욱 미안한 것은 그 청년이 그날로 저희 수도회에 입회한 것이었습니다. ^^*


  아무튼 우리가 살아가면서 적당하고 필요한 ‘오만과 편견’은 가지고 살아야겠지만 반드시 그 근거는 보편타당한 진리와 복음에 근거해야겠지요.  <가브리엘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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