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회에 입회하자마자 시작한 가톨릭노동장년회 활동을 26년째 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은 직장생활하는 서민들의 부부 모임으로 가톨릭노동청년회 연장모임입니다. 관찰·판단·실천의 원리를 가지고 생활을 복음에 비추어 성찰하면서 가정과 이웃과 사회 안에서 사도의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훌륭한 평신도 사도직 단체입니다. 나는 이 활동을 통해 주님께서 어떻게 이들을 제자와 사도로 변화시키는지 똑똑히 보았으며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가는지에 대한 증인이 되었습니다.
요셉 형제님은 가톨릭노동장년회 활동을 통해서 마음속에 품어온 칼을 없앨 수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성장한 그의 인생 목표는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었고 그 칼은 자신의 출세를 위하여 언제든지 상대방을 해칠 수 있는 흉기였습니다. 그런데 가톨릭노동장년회를 알고부터 팀회합을 통해 예수님과 복음의 빛으로 자신의 삶이 정화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자녀들이 성장하여 출가를 앞둔 지금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지만 자신보다 어렵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시간과 마음을 내어 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톨릭노동장년회 활동을 통해 복음에 맛들이고 그 가치를 살고 있는 젬마씨는 단칸방에서 2남 2녀를 양육하면서도 자녀들의 개성과 기를 살려주었습니다. 셋째가 20점을 받아왔을 때 아들의 등을 토닥거리며 다음에는 조금 더 잘하라고 격려하는 모습은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세상에 그런 부모가 몇이나 될까요? 젬마씨가 42세의 나이로 늦둥이를 임신했다고 했을 때 나도 모르게 난색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젬마씨는 낳아서 잘 기르겠다며 기쁜 표정이어서 인간적인 걱정이 앞섰던 저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요즘 젬마씨 장남은 평화의 사도로 사명을 다하고 있어서 뜻있는 사람들의 지지와 회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돈과 권력 추구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복음적 가치를 살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는 평신도 사도들은 바로 그분의 부르심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예수님을 따라 나서는 제자와 같습니다.
정순옥 수녀(프라도 수녀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