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는 모두 병든 이, 치유체험을 나누어야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24 조회수677 추천수3 반대(0) 신고

<우리는 모두 병든 이, 치유 체험을 나누어야> - 윤경재


“나를 따라라.” 그러자 레위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루카 5,27-32)



  사회에서 나이가 어느 정도 든 분들의 모임에 가보면 “말세야, 말세!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하고 혀를 차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리고 웬만큼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악이 없고 병들지 않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더욱이 권력을 쥔 세력들은 집권하자마자 첫 임무 수행이 구악의 일소나 무슨 혁명이라고 외칩니다. 그러고는 조만간에 자기들도 구악에 물들고 맙니다.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사회적 구악과 병증을 없애려다 오히려 자기폐쇄에 빠져 썩어버리는 악순환을 되풀이 했습니다. 바리사이들도 사회적 죄악을 줄여보려는 의도로 정결례와 십일조의 규정을 확대 해석하여 엄격하게 실천하였습니다. 이런 점은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들 역시 폐쇄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바리사이(분별된 자)라는 이름이 뜻하는 대로 그들은 남들과 다른 것을 자랑하였습니다.


  닫히고 감추어진 것은 언제나 썩게 마련입니다. 현대 심리학은 우리에게 “자신이 당한 상처의 치유가 우선되어야만 타인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다”라고 가르쳐 줍니다. 더 나가 영적 치료가 병행 될 때 단순한 심리치료보다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습니다.(그리스도테라피II 참조) 

  자신이 용서 받았다는 체험은 자신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타인에게까지 그 은혜를 전달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런 사실을 예수님께서는 이미 다 아시고 계셨으며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마음에 상처 입은 사람에게는 그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마음에 상처를 지니고 있습니다. 태어나면서 겪는 첫 번째 마음의 상처는 분리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따뜻하고 사랑 받았던 부모로부터 단절되는 아픔은 누구에게나 무의식속에 잠재하고 있습니다. 그 아픔을 딛고 부모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회복시키기 위해 인간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하게 됩니다. 그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방법이 바로 자신의 성격으로 굳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성격을 아홉 가지로 분류하는 ‘에니어그램’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사랑은 받아본 사람이라야 제대로 베풀 수 있습니다. 불완전한 사랑만 받아 보았기 때문에 인간은 여러 가지로 삐뚤어진 행동을 보이는 것입니다. 욕하면서 닮는다는 속담이 바로 이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논어 里仁편 1장에 “사람 사는 마을은 어진 곳이 좋다. 살 곳을 정할 때 어질지 못한 곳을 선택하면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가?”(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서로 용서하고 사랑받는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표현한 글귀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리인 레위(또는 마태오)를 부르신 것은 바로 용서를 보여 주신 것입니다. 그 당시에 세리는 민족 배반자로 여겨져 같이 상종 못할 사람으로 낙인 찍혔습니다. 그런 죄인들을 부르시고 식사를 하신 예수님의 행동은 바리사이들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자신들은 죄가 없다고 생각했고, 또 예수라는 인격자가 죄인들과 어울려 지내어 자신들의 체면을 깎는다고 여긴 것입니다. 자기 편 인줄 알았는데 기대가 어긋나게 되어 더 화가 났습니다.


  현대인들에게는 죄라는 개념이 도덕적 사회적 개념으로 축소되어 언뜻 받아드리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상처라는 개념으로 넓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살아오면서 서로 상처를 주었던 기억과 받았던 기억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 “병든 이”입니다. 의인이 아니라 죄인입니다. 이제 꽁꽁 감추어 두었던 그 상처를 주님께 내어 보여드리고 치유하여 주시도록 청하여야합니다. 그리고 치유 받은 체험을 나누어 이웃에게 고백하여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그리스도를 따르고 선포하는 사명이겠습니다.

 

 


  


주님이 저 하늘 펼치시고 - 조영희 레아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