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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32) 꾸오 바디스 오마니? / 이현철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26 조회수701 추천수11 반대(0) 신고

 

 

 

 

출처 : 따뜻한 이야기

게시번호 : 12142

게시일자 : 2004년 11월 22일

 

 

꾸오 바디스 오마니?

 

                                                            글쓴이 : 이현철 신부님

 

 

십자가를 안테나로!

드디어 한국에도 최근에 폴란드에서 제작한 '꾸오 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가 곧 개봉이 될거라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감회가 새로와 수년 전에 로마에서 굿뉴스 게시판에 올린 글을 다시 올립니다. 가브리엘통신

 

십자가를 안테나로!

굿 뉴스 가족 여러분 설, 잘 쇠셨는지요?

얼마 전에 동생 장례미사 관계로 잠시 귀국했다가 성당 사무장으로 있는 친구에게 이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자네 어머니는 성당에서 잘 넘어지는 할머니로 소문이 나있네". 어머니가 고혈압으로 고생하신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그정도인 줄은 제가 미처 몰랐었습니다. 그후 저는 어머니에게 연락할 때마다 "절대 혼자 성당에 가시거나 장보러 가시지 마세요"란 잔소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성모님 걱정(?)도 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걱정을 하시는지 아래글을 읽어보세요. <로마에서 가브리엘통신>

 

  꾸오 바디스 오마니?

 

   오늘은 총본부의 학생 신부들이 모처럼 화려한 외출(?)을 하는 날입니다. 며칠 전에 폴란드 청원자가 최근에 폴란드에서 만든 폴란드 버전 꾸오 바디스 도미네?(주님, 어디로 가십니까?)를 교황님과 함께 보는 특별 시사회가 있다고 초대권을 주었기 때문에 저희는 며칠 전부터 이날을 기다려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한국 유기 서원 수사님들은 대피정을 떠나는 날이라 저희만 가게 되었습니다. 이태리어 학원에서 돌아와 저희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데 원장 신부님이 오셔서 "영화보러 가기 전에 꼭 저녁 기도를 하고 가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신부님은 "신부인 우리가 다 알아서 하는데 ’기도, 기도하라’고 한다."고 불평을 하며 자기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기도를 하겠다’며, 오침을 하러 갔습니다. 저는 빅토르 신부에게 ’우리는 저녁 기도를 미리 하고 가자.’고 하니, 자기도 "버스를 타고 가면서 하겠다."라고 하며 이 수호 천사(?)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결국 최근에 로마에 온 순진한(?) 아르헨티나의 페르난도 신부만 저와 함께 미리 낮기도 겸 저녁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기도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는 몇 시간 후에 알게 됩니다.)

 

   미리 여유있게 나왔지만 로마는 아직 바캉스 기간인지라 버스가 한참 만에 와서 저희는 상영시간에 임박해서야 바티칸에 도착했습니다. 경비병의 안내로 안내된 저희 자리는 늦게 온 탓인지, 맨 앞자리였습니다. 3시간이나 걸리는 장편 영화를 고개를 뒤로 젖히고 본다는 것은 차라리 고문일 것같아 그냥 돌아갈려고 하는데, 흰 옷을 입은 수녀님(수호 천사?)이 오셔서 뒤에 2명이 앉을 자리가 있으니 오라고 하며 저와 페르난도 신부를 이끄는 것이었습니다. 깜깜해서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희가 바로 교황님 앞에서 주교님들과 함께 영화를 본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저희 주변에 함께 앉아 있어서 그들이 교황님께 인사하러 줄을 서서 나갈 때 그들과 악수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 기도를 저희와 함께 안한 신부들이 저 멀리서 부러워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의식하면서...^^

 

  어릴 때 '꾸오 바디스 도미네?'를 대구삼덕성당에서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감동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비록 대사가 폴란드 말이고, 이태리 말로 자막처리되었지만 거의 다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감동을 받은 것은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박해를 피해 도망하던 베드로사도가 다시 십자가를 지고 로마로 향하는 예수님을 만나고 통회를 하고 다시 발길을 돌려 로마로 향하는데, 로마가 바로 오늘의 로마 즉 베드로 대성당이 자리잡고 있는 오늘의 바티칸이 스크린에 비쳐지는 것이었습니다. 교황님도 감동을 받으셨는지? 충격을 받으셨는지? 한동안 인사를 하지 않으시고 깊은 생각을 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서 버스 창문에 비쳐진 저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로마에 와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 저도 도망(?)을 가다가 예수님을 만났던 모양입니다.... '언제 만났지?' 하며 계속 생각을 하다가 수도회 입회 전의 일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아버님(황제?)의 박해(저의 성당 성가대활동, 가톨릭 아마추어무선사회 활동을 못 마땅해 하시고, 몇 번이나 집에서 쫓아 냄)를 견디다 못해 보따리를 싸가지고 밤에 가출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현관 문에서 대문까지 가는 사이에 큰 성모상이 있는데 그 앞에서 어머니가 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차마 그 앞을 지나가지는 못하겠고 다시 돌아와 그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제가 먼저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그 후에, 후에 수도회에 입회하고 첫서원을 하고 로마에 가게 되었는데, 가기가 싫어서 짐를 쌀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 제가 맡고 있던 저동 바오로서원이 바쁘다는 핑계로 서원에서 늦게 돌아와 짐을 싸지 않고 있다가, 원장님으로부터 "내일 출국하는데 ’김포공항에 어머니가 나오시겠다’는 연락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꾸오 바디스 오마니(어머니, 어디로 가십니까?)가 새어 나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양복점에서 맞춘 검은 바지를 하나 더 저에게 기어코 전해 주기 위해 대구에서 김포공항까지 나오신 것입니다. 아마 제가 로마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면 틀림없이 어머니가 "그럼, 내가 대신 로마에 가마." 라고 하셨을 겁니다. 몇 년 후, 저희 어머니는  당신 아들이 로마에서 성바오로 사도가 순교한 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종신서원(순교?)하는 모습을 보러 오시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까지 제가 저희 수도회 협력자(성소후원)회를 맡으면서 많은 수사님들의 부모님들이, "우리 아들이 수도원에서 나온다면 내가 대신 들어가 수도생활을 하겠다."라고 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그 모습에서 저는 저의 어머니의 마음을 늦게서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에 보았던 ’기적’이라는 영화도 이제야 이해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어느 수녀님이 그 수녀원을 나와서 방황을 할 때, 그 수녀원의 성모상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그 수녀원에서는 그 수녀가 없어진 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성모상의 성모님이 그 수녀의 수도생활을 대신 해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야 그 수녀가 통회를 하고 다시 수녀원에 돌아왔을 때, 그 수녀원의 성모상은 다시 원상 복귀 됩니다.

 

 오늘도 천상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많은 성직자, 수도자, 성도들을 위하여 사목생활, 수도생활, 신앙생활을 대신 해주러 분주하게 여기 저기 발현하러 나가실 때, 주님께서 성모님께 이렇게 물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꾸오 바디스 오마니?"(어머니, 어디 또 가십니까?)"라고 말입니다.^^*< 로마에서 가브리엘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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