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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회심과 은총 / 이인주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26 조회수601 추천수5 반대(0) 신고

회심과 은총


사순에 인간 삶의 방법을 보면 참 재미있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잘사는 이에겐 담백한 재미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에겐 서글프다 못해 한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도 각자의 속으로 들어가 보면 자신의 잘못된 인생의 습관이나 악습, 역으로 아! 이래서 나야하는 그런 뭔가가 있는 것이다. 그래 첫 단추를 잘 채워야 함이고, 그냥 막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 물어가며 하나하나를 계획세우며 살아갈 이유가 있는 것이다.

크게 사람을 두 유형으로 보면, 準備形과 막형(막가파)이 있다. 준비형은 적어도 하느님과 관계를 나름대로 잘 맺으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그러기에 기도, 양심성찰, 자신의 의무, 등등 이것도 모자란다 싶으면 피정도 스스로 찾아가서 챙기는 그런 사람일 것이다. 이 사람들의 경우 나름대로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설계하며 살아간다.

역으로 막형은 하느님과의 관계가 일정치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늘 뭔가가 앞에 왕창 싸여 있다. 기도, 양심성찰, 자신의 할 일....... 늘 밀려 있다. 그러니 마귀란 녀석이 얼마나 좋아할까. 이렇게 허접한 구석이 많은데 마귀가 그곳에 들어가 놀기란 식은 죽 먹기 아니겠는가. 나를 보자. 나야말로 막형의 삶을 살기 때문에 나의 삶의 터전을 마귀의 놀이터로 내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우리는 사순절에 들어와 있고, 사순절에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이 있다. 기도해라! 회심 하여라! 나눠주라! 더 많은 것을 하면 좋겠지만 요즘 같이 바쁜 세상에 더 하라하면 도망칠까 싶어 이정도로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는가 싶다.

 

적어도 이세가지를 제대로 하려면 나름대로 40일 기간 동안이나마 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니 나름대로 계획들을 세우며 사순을 의미 있게 산다면 은총의 사순이 될 것이고, 이 저것도 안 된다면 뭔가 하늘로부터 떨어지는 콩고물 하나도 받지 못할 것은 뻔한 것 아니겠는가.

어떤 형제가 사순 40일을 놓고 기도를 했더니, 하느님 말씀 ‘네가 누군지 제대로 알기를 원하느냐? 예. 그러면 평생 삶 중에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봐라. 그래서 니네베 사람들이 회심하는 모습으로 하느님께 엎드려 기도를 올렸더니, 지금부터 내가 하라는 대로 하라.

 

 '펜을 꺼내 적어보라.' 단숨에 적어 내려간 내용을 보니, 40 조항이다. 그래 40일이니 이제부터 하루에 하나 씩 기도 안에서 회심하도록 하라. 40일을 거룩하게 회심하고 나니 부활 날 참으로 부활 할 듯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여 날아갈 듯이 자유로웠다는 것이다.

형제님이 그러는 사이에 자매님도 질세라. 자매도 하느님께 기도를 올렸더니, 그래도 형제보다 속이 깨끗했던지, ‘그래 넌 40일 동안 하루에 한번 씩 자선을 행하여라. 그러면 너의 마음이 동녘의 태양만큼이나 밝아질 것이니라.’

기도 안에서 약속받은 40일 인지라 부부는 정성을 다하여 회심하고 자선을 행했지요. 물론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었지요. 형제의 경우 저녁 퇴근길에 친구들의 유혹을 뿌리치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단다. 그래도 하느님과의 약속인 만큼 어금니를 꽉 깨물어가며 이겨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도, 회심은 남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남이 아니라 자신에 의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자신의 속을 남이 알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남이 도와줄 수 있다는 말인가. 속의 것은 자신과 하느님만이 아시기에 그분께 나를 아뢰면 그분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그분은 그것을 다 해결해 주신다.

 

하느님은 내가 아는 범위의 그런 분이 분명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하며, 하느님은 결코 째째한 그런 분이 아님을 알고 자신을 활짝 열어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하느님을 향해 나를 활짝 열어 보일 때 그분은 그 사람에게 걸 맞는 은총을 분명히 내려주실 것이다. 그래서 사순시기가 어려움이 따르는 시기이지만 그만큼 은총의 시기라고 이야길 할 수 있는 것이다.

‘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뭇으로 나와 유학생활을 하던 한 학생이 자신의 게으름과 잘못된 생활로 인하여 학창시절을 마무리 못하고 낙향하는 길에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학생은 양심은 있어 이렇게 생활하다간 폐인 되겠다 싶어 고향으로 향하기로 맘을 먹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고향으로 향하는 길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배가 풍랑을 만나 좀 애를 먹는 중에 청년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는 몇 년 만에 한번 탄 배 안에서 이렇게 배 멀미를 하며 힘들어 하다니....... 고향의 부모님은 매일 이보다 훨씬 작은 배에서 작업을 해야 하고, 그 돈으로 내가 공부를 한 것인데, 어떻게 작은 결실 하나 없이 고향을 갈 것이며, 부모님을 어떻게 대할까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드는 것 아닌가?

 

그래 잠시 기도를 해봅니다. ‘주님 어떻게 하는 것이 제가 올바른 것입니까?’ 당연히 구하는 사람에겐 하느님께서 반드시 답을 주시는 법, ‘이 사람아! 다시 뭇으로 나가라 그리고 기도와 연학과 성사생활 안에서 제대로 자신을 만들고 고향으로 향해라.

 

그것이 하늘과 부모님을 향해서 올바른 것이니라. 그는 다시 그 배를 되짚어 뭇으로 나갑니다. 그리고는 정성을 다하여 기도와 연학과 성사생활 끝에 자신과 부모님이 바라는 모든 것을 갖추게 됩니다.’

마! 무용담 같지만 실제 우리의 삶의 스토리가 이런 것이고, 실제로 잘되고 안 됨은 종이 한 장 차이의 마음먹기이고, 그 가운데 이뤄지는 실천력 위에 하느님의 축복이다. 내가 회심하여 그분께 가면 그분은 은총으로 우리를 축복해 주시는 분임을 잊지 맙시다. 은총의 사순시기이기를 기도합니다.

 

 

                                                                      <예수회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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