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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후회(後悔) 없는 이별(離別)
작성자최세웅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27 조회수689 추천수8 반대(0) 신고
 

후회(後悔) 없는 이별(離別)

o o 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 있듯이 침대위에 누워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산 이들과의 단절이 두려워 언제나 나와 함께 있기를 갈망하며 바라보던 그 간절한 눈빛은 내 가슴을 녹아내리게 하는 풀무질 이었습니다

현대 의학의 혜택으로 이승에 1년을 더 머물다가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지만 ~

2005년 봄 말이 좀 어둔한 것으로 시작하여  걸음걸이가 불편해지고 말을 못하게 되어 글로 쓰다가 글도 못쓰고 그림으로 그리다가 그림도 못 그려  마지막 하나 남은 눈으로만 말을 해야 했으며 급속도로 병이 진행되어 호흡도 할 수 없어 기관지 절제수술을 받아 인공호흡기로 호흡하고 음식은 위를 뚫어 호수로 주입시키고 모든 근육이 정지되어 의식만 남아 있는 상태에서 혈액순환마비와 영양부족으로 욕창을 심하게 앓는 고통의 나날들이 가슴을 조여들며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섬은 2007년 2월 15일 정오를 기점으로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한계점을 탄식하게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숨결이 정지되고 맛의 즐거움도 빼앗겨 먹지 못하고 혀가 굳어 말도 못하고 몸을 추수 릴 수 있는 근육도 정지되어 욕창이 성성해 3시간 마다 돌려 눕힐 때 실수로 팔이 접 질러 있어도 아프다는 소리 못하는 그 고통은 병간하는 사람 마음을 요절케 하였습니다 

주님의 혹독한 시험에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 속으로 세상을 원망도 해보고 소리쳐 보았지만 세상은 그 어떤 반응도 없이 태양은 여전히 뜨고 지고 외치는 소리에 무심함은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건강했을 때는 쑥스럽고 겨면 적어 들어내지 못했던 사랑의 표현을 이제는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 없어 간절한 마음으로 손잡고 뺨을 맞대고 체온을 나누며 사랑한다고 외쳐봅니다

측은지심은 사소한 갈등으로 맺혔던 매듭을 풀게 하고 구겨진 마음을 펴주며 불안을 떨치고 안정을 찾게 하여 리디아가 이승에서 못하고 가는 무거운 짐 들을 하나하나 챙기며 그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실행하고 확인시켜 주는 일이 내가 리디아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 이었습니다

그 선물은 의식이 있을 때 리디아와 함께 뜻을 모아 리디아가 존경하던 신부님을 저희 집으로 모시고 리디아가 놓고 갈수밖에 없는 무거운 짐 생명같이 아끼던 재물을 기꺼이 기증하는 일이였으며, 형편이 어려운 조카 대학 등록금을 책임질 것과  첫 등록금 영수증을 확인시켜주었으며 우리가 함께 묻힐 장소(안성 공원묘지)를 알리는 일이며, 딸에 대한 유산 문제와 앞으로 나의 진로문제 봉사의 삶을 다짐함으로서  리디아가 마음의 평화를 얻도록 하는 일이며 마지막 임종 또한 출근했어야 할 사위까지 빠짐없이 임종을 보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잡는 소매 뿌리치고 가시려거든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정을(40년 정) 남김없이 갗이고 가시옵소서  고난 속에 나눈 체온 눈으로 나눈 짧은 대화의 시간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였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허락해주시고 새로운 희망 주시어 못다 한 사랑을 후해 없이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랜 간병의 어려움도 사랑의 힘이 상쇄시켜 주었기에 가능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사랑의 힘으로 쳐 이기셨듯이 저 또한  가슴으로 그 사랑의 힘이 위대함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참 사랑이 위대함을 ~~~~

끝으로  구정 밑에 바쁜 시간 내어 조위를 표해주신 교우 여러분과 연령 회 회원여러분께  큰 절로 감사를 표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매일 매일 기도 속에 기억 하겠습니다            최세웅(안드레아 )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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