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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6일 야곱의 우물- 마태 23, 1-12 묵상/ 고귀한 존재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06 조회수604 추천수3 반대(0) 신고

고귀한 존재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또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마태 23,1-12)

◆오늘은 절기상 경칩이다.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옛말이 있듯이 오늘은 얼었던 땅과 물이 녹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 먹이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다. 삼라만상이 생기를 띠기 시작하는 봄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입을 열고 생명을 받아들이듯 우리도 얼었던 마음, 닫혀 있던 마음을 열어야 한다.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연다는 것은 스스로 낮아지는 것이다. 낮아질 때 우리는 풍요로운 생명을 누릴 수 있다.

 

바다가 수많은 생명을 키울 수 있는 것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바다의 위대함은 낮은 자리에서 온다. 마리아도 바다처럼 낮은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하느님을 태중에 잉태할 수 있었다. 세상을 구원하는 큰 뜻을 실현하기 위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가장 낮은 자리인 마구간에 오셨다. 그리고 병자·과부·창녀 등 사회의 밑바닥 인생과 함께 머물며 먹고 마셨다. 그리하여 하느님은 그를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시고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예수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었다(필리 2,6­-11 참조). 이처럼 하느님의 섭리에 의해 움직이는 자연의 이치는 하느님의 방식과 일치한다.

 

나무의 뿌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나무의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의 생명, 숨을 간직한 심장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진 상태에서 하루 온종일 쉼 없이 일하고 있다. 세상은 그렇게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고귀한 존재들이 있음으로 풍요로운 생명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동훈 신부(원주교구 살레시오의 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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