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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뿌리 살이 영성" --- 2007.3.7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07 조회수436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7.3.7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예레18,18-20 마태20,17-28

 

 



                                                          

"뿌리 살이 영성"

 

 



“보소서,

  당신께서는 제가 살날들을 몇 뼘 길이로 정하시어
  제 수명 당신 앞에서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은 모두 한낱 입김으로 서 있을 뿐.
  인간은 한낱 그림자로 지나가는데

  부질없이 소란만 피우며 쌓아갑니다.
  누가 그것들을 거두어 갈지 알지도 못한 채”

  (시편39,6-7).

오늘 아침 독서의 기도 중

마음에 와 닿은 시편 구절이었습니다.

 

하느님 주신 짧은 선물 인생,

잘 사용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 묵상 중 떠오른 게,

몇 년 전 써놓은

“뿌리 없이는 꽃도 없다.”라는 시였습니다.

“뿌리 없이는 꽃도 없다.
  뿌리로 살아야지.
  세월 속에 묻혀 뿌리로 사는 거야.
  꽃 사랑으로 피어날 때 까지
  기다리며 뿌리로 사는 거야.
  뿌리 살이 고달플 때
  꽃 사랑 추억으로 갈증 축이며
  하늘 사랑 꽃으로 피어날 그 날 그리며
  꽃으로 사는 거야.
  뿌리 없이는 꽃도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의 과정 보다는

눈에 보이는 꽃의 결과에 집착하는 게

인간의 보편적 경향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 제자들도 예외일리 없습니다.

제배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의 마음,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이자 우리들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


일단 어머니의 간절한 청은 유보되었지만,

이를 불쾌하게 여긴 나머지

열 제자의 모습을 통해서도

그들의 내심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내심으로는 스승님 곁에 있고 싶은

꽃 같은 영광의 결과에 집착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제자들의 심중을 꿰뚫어 보신 주님의 충고 말씀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통치자들처럼

  군림해서도 세도를 부려서도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마치 예수님의 삶을 그대로 요약하고 있는,

주님의 유언과도 같은 말씀입니다.


꽃의 영광으로부터 뿌리 살이

섬김의 삶에로 시선을 돌리라는 말씀입니다.


높고도 첫째의 꽃 같은 사람이 되려거든,

묵묵히 섬기는 뿌리 살이 삶에 항구 하라는 말씀입니다.
뿌리 없이는 꽃도 없습니다.


수도자들의 뿌리 살이 있어

꽃처럼 피어나는 교회입니다.


어머니의 뿌리 살이 있어

꽃처럼 피어나는 자녀들입니다.


예수님의 뿌리 살이 있었기에

꽃처럼 피어나는 우리들입니다.


평생을 희생과 섬김의 뿌리 살이 전념했기에

마침내 부활의 꽃으로 피어난 주님이셨습니다.


뿌리 살이 삶,

예수님뿐만 아니라 모든 예언자들의 삶이었습니다.

뿌리 살이 섬김의 삶에 지친 예레미야의 고백입니다.


“선을 악으로 갚아도 됩니까?

  그들은 제 목숨을 노리며 구덩이를 파 놓았습니다.

  제가 당신 앞에 서서 그들을 위해 복을 빌어주고

  당신의 분노를 그들에게서 돌리려 했던 일을 기억하소서.”


예레미야의 사면초가의 삶,

완전히 예수님 삶의 예표입니다.

그대로 하느님께 드리는 간절한 하소연의 기도입니다.

 

어리석은 인간들의 배은망덕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하느님만이 희망의 꽃이었기에

예수님이나 예언자들의

평생 뿌리 살이 삶이 가능했음을 봅니다.


하느님 없이는,

기도 없이는

결코 섬김의 뿌리 살이 삶에 항구 할 수 없습니다.


뿌리 없이는 꽃도 없습니다.

 

뿌리 살이 영성은 그대로 인내와 기다림,

섬김과 나눔,

희생의 영성입니다.

 

이 은총의 사순시기

우리 모두 뿌리 살이 섬김의 삶에 충실하여

부활의 꽃으로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이 미사 중에 주님의 자비를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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