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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꼬마 성인 마르셀리노" 영화를 보고....
작성자권태하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07 조회수1,403 추천수20 반대(0) 신고

PBC 평화방송의 「명화극장」에서 꼬마성인 마르셀리노에 관한 영화를 보았습니다. 스토리는 대략 이랬습니다.


중세시대 어느 수도원. 부모를 여의고 오갈 데 없는 어린 꼬마 마르셀리노를 수사님들이 수도원에 데려와서 키우게 됩니다.

철없는 여섯 살짜리 꼬마 마르셀리노는 짓꿎은 장난으로 수사님들을 골탕 먹이지만 심성이 착하여 수도원장님을 비롯한 수사님들의 사랑을 독차지 합니다. 하지만 수도원에는 제 또래의 동무가 없다보니 외로웠을 테지요. 짓꿎은 장난도 어쩌면 수사님들의 관심을 끌려고 그랬는지도 모르구요.


그러던 귀염둥이 꼬마 마르셀리노가 어느 날, 다락방 같은 창고에 올라갔다가 수도원에서 용도 폐기한 낡은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예수님을 목격하게 됩니다.

꼬마 마르셀리노 눈에는 커다란 거인이 벌거벗은 몸으로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것이 더없이 불쌍하고 가련해 보였습니다.

“어쩌다 저 거인(?)아저씨는 머리에 가시관을 쓰고 벌거벗은 몸으로 저렇게 매달려만 있을까?”

“가시관이 머리를 찌르니까 많이 아플 텐데....”

“그래. 맨날 저렇게 매달려만 있으면 배가 무척 고플 거야. 내가 가서 먹을 것을 갖다 주어야지”

꼬마 마르셀리노는 수사님들의 식탁에서 몰래 빵을 훔쳐다가 그 거인에게 가져다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아저씨. 배가 많이 고프시지요?. 여기 빵 있어요. 오늘은 이것만 잡수세요. 내일부터는 좀 더 많이 갖다 드릴게요.”

어떤 날은 제 몫으로 배정된 빵을 먹는 척 하면서 품안에 감추었다가 남들 모르게 다락방의 거인에게 갖다 줍니다.

“이상해요. 식사담당 수사님이 오늘은 빵을 조금 만들었나 봐요.” 예수님께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사실은 식탁에 놓을 빵이 자꾸 축이 나는 것을 이상히 여긴 수사님이 빵을 정량만 만드셨던 것입니다.


마르셀리노가 디딤 의자를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올라서서 예수님 입 가까이 빵을 갖다대자 놀랍게도 십자가 위의 예수님의 손이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빵을 잡수시는 것입니다. 그때 마르셀리노는 예수님의 머리에 얹혀있는 가시관도 벗기더군요.


어느 날 밤은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마르셀리노는 십자가에 벌거벗고 매달린 거인이 추울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담요를 훔쳐다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께 가져갑니다.

“아저씨. 매우 춥지요? 이걸 덮으셔요. 아저씨는 안 무서워요? 저는 번개가 무서운 걸요”

꼬마 마르셀리노는 그렇게 예수님과 대화를 하며 예수님 품에 기대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날은 빵 만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포도주까지도 훔쳐다 드립니다. 그러면서 수도원에서 있었던 얘기도 예수님께 하고, 또 자기 어머니 얘기도 예수님께 하게 됩니다

.

수도원장님은 마르셀리노가 근래에 들어와서 뭔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하고 마르셀리노를 처음 수도원에 데려와서 그를 가까이 돌보는 수사님을 불러 말씀하십니다.

“내가 보기에는 근래에 와서 마르셀리노가 좀 이상해 보이는데 아마도 마르셀리노가 또래의 친구가 없어서 외로워서 그런 것 같으니 이젠 마르셀리노를 수도원에서 내 보낼 때가 된 것 같다.”고 하며 그 수사님께 의견을 묻습니다. 그러자 수사님이

“안 그래도 원장님께 말씀드리려 했는데 요 근래 마르셀리노가  빵과 포도주, 심지어 담요도 훔치고, 마르셀리노가 전과 달리 많이 이상해졌습니다.” 하고 말하게 됩니다.

“마르셀리노가 그걸 훔쳐서 누구하고 뭘 하는지 뒤를 잘 밟아 보시오.” 하고 원장님이 말하자 수사님이 이번에는 일부러 빵을 많이 만들어놓고 숨어서 마르셀리노의 행동을 주시합니다.


“아저씨, 오늘은 웬일인지 모르겠어요. 식탁에 놓을 빵이 참 많더라고요. 오늘은 많이 가져왔으니까 아저씨도 많이 잡수셔요.” 꼬마는 수사님이 자기 뒤를 밟는 줄도 모르고 2층 다락방 창고의 십자가 예수님께 가져다 드리면서 좋아합니다.

순간 예수님께서 그 빵을 받아 잡수시며 마르셀리노에게 말씀 하십니다.

“너 착한 마르셀리노야. 너무 고맙구나. 네가 고마워서 내가 너의 소원을 한번 들어주고 싶은데 네 소원이 뭔지 나한테 말해 줄래? 내가 너의 소원을 이루어 줄 테니까...” 그러자 마르셀리노는 예수님께

“제 소원은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거든요. 아저씨, 우리 엄마를 만나게 해 주셔요.”라고 제 소원을 말합니다.

“그 소원을 내가 들어 주려면 네가 잠을 자야 하는데, 그러자면 수도원장님도 수사님들도 이제는 다시 못보고 그럴 텐데...?”

“그래도 저는 엄마가 보고 싶어요, 아저씨가 내 소원을 들어주신댔잖아요? 아저씨 우리 엄마를 만나게 해 주셔요.”하며 사정을 합니다.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가 없구나. 네가 그토록 엄마를 만나길 원하니......이리 오너라. 내가 너를 안아서 잠을 재워 주마.”하며 예수님께서 마르셀리노를 품에 끌어안습니다.


그 모든 순간을, 주고받는 그 대화까지. 다시 말해 십자가 예수님이 마르셀리노를 팔에 안으시는 그 장면까지도 마르셀리노 뒤를 밟던 수사님이 문틈으로 다 보시게 됩니다.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수사님이 감격하여 원장님을 찾고, 수도원의 다른 수사님들이 다 모여 와서 그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자 예수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십자가 위에 예전 모습 그대로 매달려 계시고 꼬마 마르셀리노는 의자 위에, 마치 엄마 품에 안긴 아가처럼 행복하고 포근한 자세로 하늘나라 엄마 곁으로 떠나 있었습니다.


도시계획에 의해 철거 위기에 처했던 그 수도원은 꼬마 성인 마르셀리노의 기적을 참배하러 오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철거를 면하게 되는 Happy Ending으로 그 영화는 끝나더군요.


코끝이 찡해오는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하더군요.

 

그 영화를 보면서 나는 “기도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벌거벗은 맨몸으로 창에 찔리고 대못에 박혀 계신 예수님한테 나는 뭘 그리 달라고, 오로지 청하는 기도만 하였는지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꼬마 마르셀리노처럼 저런 기도를 하였어야 하는 건데 말입니다.

“예수님, 배고프시죠? 이 빵 잡숴요.”

“예수님, 추우시죠? 이 담요 덮으셔요.”

바로 그런 기도를 했어야 하는 건데 말입니다.

그랬어야만 예수님 입에서 저절로 “그래. 고맙다. 도미니코야. 내가 너의 소원 하나를 들어줄 테니 내게 말해 보아라.”하시는 축복이 내렸을 것이 아닙니까?


사순시기에 내 주위에 있는 ‘작은 예수님께’ 이제는 나도 마르셀리노에게서 배운 방식대로 그런 기도를 하여야겠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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