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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아버지' - [오늘 하루도 ~ 홍성만 신부님]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10 조회수529 추천수3 반대(0) 신고

  3월 10일 사순 제2주간 토요일

 

루가 15,1-3.11s-32

 

                           하느님 아버지의 용서와 사랑에
                              흠뻑 젖는 하루가 되시기를 

 

오늘 예수님께서 모여든 세리들, 그리고 죄인들과의 식사를 하십니다. 그것을 보고 투덜거리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을 향해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되찾은 아들의 비유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하는 내용으로서 늘 깊은 감명을 받곤 합니다. 특히 아들들을 향한 아버지의 끝없는 사랑에 말입니다.


복음은 탕아인 작은아들이 제 몫으로 돌아온 재산을 달라고 청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작은 아들의 이러한 요구를 들었을 때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요? 이는 분명 폭력을 당하는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재산을 나누어주어야만 하는 아버지의 짓밟힌 마음이 그렇습니다. 또한 재산을 나누어 받은 아들의 앞날이 불을 보듯 훤히 보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산을 나눠 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들이 돌이킬 수 없는 더 큰 잘못을 저지를 지도 모른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에이는 가슴을 달래며 재산을 갈라 줍니다. 이러한 아들이 아버지는 너무너무 섭섭합니다. 문득문득 솟구치는 배신감에 정서가 불안해지고 의식이 희미해집니다. 며칠이고 베갯잇을 적시며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날이 갈수록 집 나간 아들을 향한 연민의 정은 깊어져만 갑니다.


불쌍하다는 생각과 함께 보고싶어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런 자신이 못마땅하지만 자신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동네 어귀, 멀리까지 보이는 언덕에서 길 끝을 바라보며 몇 시간이고 서 있어야만 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추우나 더우나 상관없습니다. 이것만이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오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언덕에 서서 물끄러미 길 끝을 바라보고 있던 아버지의 시선에 무엇인가 보입니다. 아주 희미한 모습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눈을 비비면서, 뚫어지게 바라보며 언덕을 내려옵니다. 윤곽이 잡힙니다. 틀림없이 집 나갔던 작은아들입니다. 목을 끌어안고 얼굴을 마구 비벼 댑니다. 흐르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아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도 않습니다.

 

성경은 계속 이어집니다.
아버지가 하인에게 이릅니다. "어서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말에 신발을 신겨 주어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라. 먹고 즐기자.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기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그리고 성대한 잔치가 벌어집니다.

 

~ 그렇습니다.


바로 이분이 나의 하느님이십니다. 이분이 나를 창조하신 내 존재의 뿌리이십니다.

하느님을 안중에고 두지 않고 제 멋에 겨워 오만불손하게 지냈던 그 순간에까지도 하느님은 나를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고 계십니다.

 

주님을 뒤로하며 떠나는 순간에도 나는 주님의 용서와 사랑에 감싸여 있었습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실입니다. 스스로 용서와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랑 받고 있고 용서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합니다. 지금도 계속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평소에도 오늘의 복음 내용을 자주 묵상합니다. 그러면서 나는 작은아들 계열에 속할까, 큰아들 계열에 속할까 하면서 두리번거리고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어디에 속하든지 간에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느 떼라도 작은아들이 되고 또 큰아들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아들의 요소를 다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난 생활이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우리는 늘 그 엄청난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 앞에 서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의 사랑과 용서가 아니라 그야말로 완전한 사랑과 용서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나를 향한 하느님의 끝없는 용서와 사랑 속에 살고 있는 나, 나는 어떻게 이 사랑과 용서를 나의 삶 안에 드러낼 수 있을까?

이 용서와 사랑을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내 삶을 꽃피우고 내 인생의 열매를 맺는 일인데 말입니다.

 

주님은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 그렇습니다.


주님의 것은 모두 나의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 나에게 당신의 살과 피를 주십니다.


나를 향한 아버지의 그 끝없는 용서와 사랑에 흠뻑 젖어 지내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홍성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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