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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4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16 조회수808 추천수7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4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미사의 겉 기도[하드웨어]~♣

   

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우리가 그동안 금지옥엽처럼 여겨 온 미사 통상문과 여러 전례 동작이 지닌 시스템은 하드웨어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가톨릭교회의 미사는 최고급 하드웨어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공적인 예배행위를 다른 종교나 종파와 비교하더라도, 신자를 거룩하게 만드는 시스템의 용도는 가톨릭교회의 미사가 가장 뛰어나고 수준도 높습니다.

아무리 보기에 화려하고 맛있는 음식도 쓰레기통에 담으면 쓰레기가 되는 것처럼, 하드웨어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머리와 마음속에는 미사에 제대로 참례할 수 있는 그 어떤 소프트웨어도 없습니다.

집안에 신주단지 모시듯이 최고급 기종의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고 뻐기는 사람이 있지만, 그것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는 다른 차원입니다.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해악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휴대전화기를 한 대 사더라도 그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내가 지불한 대가에 비해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많은 비용을 들여 첨단기능을 지니고 있는 기종을 사서 겨우 한다는 게 자기 집 전화번호도 입력을 못해서 일일이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찍고 있으면 남들이 볼 때 참 한심하다고 손가락질하며 비웃겠지요.

이렇게 하드웨어의 작동 법을 완전히 통달해야 자유자재로 그 기계를 다룰 수 있듯이, 미사 통상문도 기본적으로 다 암기해야 합니다.

옛날에 천자문을 어린아이들에게 외우게 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 아이들이 ‘천지현황’,‘우주홍황’이니 하는 깊은 뜻을 당장 알 수 없지만, 나이를 먹고 세상의 평지풍파를 겪어 가면서 아무 의미 없이 외우기만 했던 그 말들은 자기 삶에서 하늘과 땅, 우주의 신비를 발견하는 생생한 체험의 밑바탕이 됩니다.

이렇게 천자문을 배운 보람이 나중에 살아가면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미사 통상문을 외우는 것도 내가 예수님이 되기 위해 노력할 때 빛이 납니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단계로 바로 머리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서로 만나서 오래 이야기 한다고 해서 모두 의사소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평생을 함께 산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하느님과 의사소통이 저절로 되리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미사 통상문을 꼭 외워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사 통상문은 운전면허시험의 필기시험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것 이라고 우습게보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쉽습니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미사는 사제가 알아서 잘 하시겠지.”하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해야 하는 부분만 알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내가 직접 마이크를 잡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중력도 떨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제들이 담당하는 부분을 모르면 흐름을 놓치기 쉽습니다.

우리는 흔히 미사 중에“지금이 어느 부분이지?”하면서 마음속으로 방황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선두 차는 길을 바꾸었는데, 뒤따라오는 차가 앞차를 놓쳐서 딴 길로 빠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미사의 흐름을 놓쳐 미사시간에 정신적으로 배회하면서도 전혀 불편해 하거나 고치려는 생각을 못하는 것은 참 큰일 입니다.

따라서 미사 통상문을 외우지 않는 것은,

“미사는 전문가인 신부님이 알아서 하시고, 나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야지!”하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사의 하드웨어는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나,‘개발에 편자’가 됩니다..............♣†

...........................[미사의 속기도[소프트웨어]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Joshua Bell- Estrell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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