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5 조회수753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7년 3월 25일 사순 제5주일 다해
 
 
“Let the one among you who is without sin
be the first to throw a stone at her.”
Again he bent down and wrote on the ground.
And in response, they went away one by one,
beginning with the elders.
So he was left alone with the woman before him.
(Jn.8.7-9)
 
제1독서 이사야 43,16-21
제2독서 필리피 3,8-14
복음 요한 8,1-11
 
남태평양 어느 섬에서는 톱이나 도끼 같은 것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큰 나무를 쓰러뜨리는 전통적인 비방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나무에다 대고 고함을 지르고 욕을 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새벽마다 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나무를 둘러싸고 큰소리로 욕을 해대면 한달쯤 가선 그 큰 나무가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죽어서 쓰러진다고 합니다.

물론 제가 보지 못한 일이니까 장담은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치로 봐서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심히 던지는 말 한 마디에도 사람들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데, 하물며 마음을 모아 온 동네 사람들이 큰소리로 질러대는 그 욕과 험담에서 나무가 무슨 재주로 이겨낼 수가 있겠습니까?

사람도 욕이나 험담을 들으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되지요.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이 이 ‘말’입니다. 특히 험담이나 거친 말들은 한번 시작되면 주변의 사람들마저 자기도 모르게 같은 방향으로 끌고 가게 하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욕과 험담을 듣다보면 내 자신이 직접 보고 겪은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험담의 대상을 점점 나쁘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나는 그 사람을 그렇게 단죄할 정도로 깨끗할까요? 자기 자신은 되돌아보지 않으면서 남에 대해서만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는 우리들의 이기심이 얼마나 많았던 지요.

오늘 복음에서 종교 지도자들은 한 여인을 데리고 옵니다. 간음하다 들킨 여자였지요. 이 여자를 데리고 오는 그들은 아주 의기양양합니다. 왜냐하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는 돌로 쳐 죽여야만 했거든요. 즉, 그들은 마땅히 제거해야 할 사람을 한 명 잡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사람들도 이에 동조합니다. 하지만 이 모습에서도 또 하나의 추악함이 드러납니다.

사실 간음했다는 것은 혼자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그래서 간음한 여자뿐만 아니라 그 여자와 간음한 남자도 돌로 쳐 죽이라는 것이 율법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여자만을 데리고 오지요. 여자만 있다는 것은 결국 간음했다는 죄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단지 간음했다는 말 한 마디만을 듣고서 죽어 없애버려야할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재판관의 위치에 있다고 자부하던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다른 사람들에게 선고를 내릴 권리가 있다고 자부하던 그들이 이제 재판관의 처지에서 피고의 처지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죄 지은 사람이 도망가는 것처럼 그들은 모두 예수님과 그 여인의 곁을 떠납니다.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누구에게나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과연 어떤 모습을 간직하면서 살고 있는지요?

혹시 그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처럼 스스로 아무런 죄도 없다는 착각, 그래서 사람을 단죄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예수님도 단죄하지 않는데, 우리가 나의 이웃을 감히 단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죄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단죄하십시오.



오늘이란 하얀 도화지('좋은 글' 중에서)

아무리 커다란 일도
어제로 밀려나고 말았네요

아무리 힘들었던 일도
어제라는 바닷물에 묻히고 말았지요

은근히 찔러대는 가시같은 아픔들도
하늘이 무너질것 같은 커다란 문제들도
흐르는 시냇물처럼 흘러 지나가고

오늘은 오늘일뿐
새하얀 도화지에 다시 그림을 그리둣
그렇게 새벽 도화지는 새롭고 깨끗할 뿐입니다

어제일을 다시 가져다 그리지 말기로 해요
새로 지은 새집에 새로운 가구를 들여놓듯
오늘이라는 새집에는 새로운 오늘을 들여 놓아요

흘려 지내 버려야 할 어제의 낡은 문제들은
미련없이 손에서부터 놓아 버리기로 해요

힘차게 웃으며 오늘이라는 도화지에
새롭고 신선한 그림을 그리기로 해요
 
 
Then Jesus straightened up and said to her,
“Woman, where are they?
Has no one condemned you?”
She replied, “No one, sir.”
Then Jesus said, “Neither do I condemn you.
Go, and from now on do not sin any more.”
(Jn.8.10-11)
 


Pastel Reflections 
Jennifer Love Hewitt - Love Will Show You Everything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