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28 조회수810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7년 3월 28일 사순 제5주간 수요일
 
 
"If you remain in my word, you will truly be my disciples,
and you will know the truth, and the truth will set you free."
(Jn.8,31-32)
 
제1독서 다니엘 3,14-20.91-92.95
복음 요한 8,31-42
 
요즘 저는 판공성사를 주러 각 본당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저희 본당이 소속되어 있는 같은 지구 신부님들끼리 각 본당을 돌아다니며 성사를 주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빨리 그리고 편하게 성사를 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사실 고해성사를 주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랍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쁜 이야기만 하루 종일 듣는 것이 쉽겠는지……. 죄 고백을 하는 고해성사 때, 좋은 이야기를 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고해성사를 주고 나면 그렇게 피곤할 수가 없답니다. 이 피곤을 무엇으로 풀 수가 있을까요? 저는 그 방법을 바로 운동으로 풀고자 했지요. 하지만 요즘 일들이 많이 겹쳐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결심한 것은 판공성사를 주러 각 본당으로 갈 때, 차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가자는 것입니다. 가까운 본당이야 15분이면 충분하지만, 조금 먼 본당은 거의 1시간 가까이 자전거를 타야 하거든요. 이러한 이유로 계속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어제 아침이었습니다. 어제는 약간 거리가 있는 지역에서 판공성사가 있었습니다. 조금 걱정이 되더군요. 거리도 거리지만, 밤에 자전거를 타고 오는 길이 조금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런데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글쎄 아침에 어둑어둑해지더니 비가 내리는 것입니다. 걱정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하는데, 비가 오면 어떻게 가나?’ 라는 걱정이 생긴 것이었지요. 미사를 하면서도 그 생각이 자주 납니다.

‘자전거 타야 하는데……. 비오면 자전거 타는 것이 힘든데…….’

쓸데없는 걱정이지요. 운동을 매일 하다가도 무슨 일이 있으면 안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전거를 매일 타다가도 무슨 일이 있으면 안 탈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저는 마치 자전거를 타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처럼, 쓸데없는 걱정을 미사 중에도 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쓸데없는 걱정 속에서 살았던 시간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런 걱정 속에서 정작 해야 할 것들을 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주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유다인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물론 성서는 예수님을 믿는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고 되어 있지요. 하지만 그들과의 대화를 보면 도저히 믿는 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자녀라는 특권을 내세우면서 율법의 준수만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걱정이 많아집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옳기는 하지만, 자신들이 첫째 자리에 두고 있는 조상님들의 율법을 예수님 밑에 둔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결국 그들은 예수님을 믿기는 하지만, 자유롭지 못합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인데 사람들은 쓸데없는 걱정으로 진리 자체이신 예수님을 첫째 자리에 두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의 걱정들……. 정말로 쓸데없는 걱정만 하는 어리석음은 아닐까요?


걱정하지 맙시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송웅달, '좋은 생각' 중에서)

사랑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연인을 향한 사랑, 부모와 자식 혹은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와 동료 사이의 사랑 등 다양하다. 하지만 모든 사랑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우리가 사랑을 받을 때보다 베풀 때 더 행복해진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타인에게 사랑을 베풀 때도 마찬가지다. 정말 그럴까?

재작년 송년 특집 '사랑의 힘'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였다. 추운 겨울 서울 명동거리 구세군 자선냄비에 작은 정성을 보태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았다. "왜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줍니까?" 그들은 마음이 기쁘고 뿌듯하고 그냥 이유없이 좋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아무런 대가도 주어지지 않는데 왜 기분이 좋고 기쁜 걸까?

과학자들은 이 질문에 해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낯선 타인을 도울 때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일종의 도취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그것을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고 부른다. 마치 달리기 선수가 어느 순간 엔도르핀의 분출을 경험하는 상태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와 비슷하다. 일주일에 8시간 이상 남을 돕는, 자원봉사자 3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95%가 이런 봉사의 희열감을 경험했다고 증언했다. 단순히 기부하는 것보다 접촉을 하며 봉사한 사람들의 희열감이 더 높았다. 그들은 불면증이 치료됐고 만성 통증이 줄어들었으며 감기도 걸리지 않게 되었다. 뿐만 아니다. 자신만 아끼고 남을 돕지 않는 사람은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보다 일찍 죽을 가능성이 두 배나 높다는 게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보답받지 않는 사랑은 세상에 없다. 내가 없는 사랑도 없다. '남을 도우면 그 선행의 일부가 다시 내게로 되돌아온다'는 우리의 믿음 역시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낯선 타인을 도울 때 우리에게 돌아오는 이득도 이렇게 큰데 연인과 가족에게 사랑을 베풀 때는 얼마나 더 행복할까? 그러니 우리는 사랑하고 또 사랑해야 한다. 그 대상이 누구라도 상관없다.

아, 사랑을 독려하는 데에 가장 열성적인 사람들은 이제 과학자들이다. 그들은 말한다. 모든 사랑은 우리에게 이로움을 준다고, 사랑을 주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고. 그리고 시인은 오래전에 그 사실을 먼저 알았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청마 유치환 선생이 갈파했던 것처럼.
 
 
“If God were your Father, you would love me,
for I came from God and am here;
I did not come on my own, but he sent me.”
(jn.8,42)
 
 
Loving Cello / Ralf 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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