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31 조회수664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7년 3월 31일 사순 제5주간 토요일
 
 
“You know nothing,
nor do you consider that it is better for you
that one man should die instead of the people,
so that the whole nation may not perish.”
(Jn.11.49-50)
 
제1독서 에제키엘 37,21ㄷ-28
복음 요한 11,45-56
 
어제는 우리 성당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종교미술학부에 강의가 있는 날입니다. 그리고 강의가 끝난 뒤에는 판공성사를 주기 위해서 근처의 본당으로 얼른 가야 하는 바쁜 날이었지요. 아무튼 어제 4시부터 종교미술학부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곧바로 판공성사 주러 가야만 했기 때문에 쉬는 시간도 없이 이어서 90분 강의를 했지요. 강의 후, 저녁식사 시간이 가까워서 그럴까요? 너무나 시장하더군요. 순간 갈등이 생깁니다.

“식사 시간이 가까웠는데 빵이라도 좀 먹을까? 아니야. 저녁식사 맛있게 해야지.”

이러한 갈등도 잠시, 저는 너무나 시장해서 빵 두 개를 먹고는 판공성사를 주러 옆 성당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저녁 식사하러 식당으로 오라고 합니다. 빵을 두 개나 먹어서 그런지 전혀 생각이 없었지만, 그래도 함께 한 신부님들과 자리를 같이 해야 하기에 식당으로 갔습니다.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싱싱한 회, 매운탕, 맛있는 반찬 등등이 식탁 위에 가득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입맛이 당기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식전에 먹었던 빵 때문인 것이지요.

사실 배고픈 것을 30분 참는다고 굶어 죽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30분을 참았다면 아주 맛있는 저녁식사, 그것도 아주 잘 차려진 진수성찬을 맛보는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30분을 참지 못해서 저는 그저 그런 저녁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지요.

오늘 복음을 보면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회의를 한 뒤에, 예수님을 죽일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들이 죽일 음모를 꾸미는 것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예수님이 놀라운 기적을 행하고, 좋은 말씀으로 위로를 해주시지만, 나자렛 출신의 초라한 직업을 가진 목수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는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직업도, 가문도, 부유함도 없는 예수님이시기에 사람들은 그런 분을 왕으로 모실 수 없었던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이 고정관념 때문에 예수님을 기다리지 못합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려고 노력하는 시간을 전혀 갖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단순히 제거의 대상일 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내 자신을 다시금 바라봅니다. 30분도 참지 못해서 빵을 집어 먹는 어리석음처럼, 세상의 무엇보다도 중요한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것들을 첫째 자리에 위치시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제 내일이면 성주간이 시작됩니다. 성주간동안 은총의 시간을 잘 맞이할 수 있도록 오늘 하루 더 많이 기도하고, 더 많이 사랑하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음식에 대한 욕심을 버립시다.



먼저 손을 내미는 나(박성철, '느리게 그리고 인간답게' 중에서)

세상의 불행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신에게 기도 했습니다.

"신이시여, 세상에는 기아에 허덕이며 죽어가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그리고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무수히 많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정녕 모르시는 겁니까? 왜 당신은 그 사람들을 위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까?"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신의 겸허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내가 너를 그곳에 보내지 않았느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누군가가 아니라 내가 하면 됩니다. 사랑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가 그곳에 가면 됩니다. 세상이 삭막해지고 인정이 사라져가는 이유는 우리들 한 사람, 한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입니다.

먼저 손을 내미는 내가 되십시요.

먼저 사랑을 베푸는 내가 되십시요.

남이 아닌 '내가 먼저'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지구의 공기청정제가 될 테니까요
 
 
He did not say this on his own,
but since he was high priest for that year,
he prophesied that Jesus was going to die for the nation,
and not only for the nation,
but also to gather into one the dispersed children of God.
So from that day on they planned to kill him.
(Jn.11.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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