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다. -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31 조회수820 추천수3 반대(0) 신고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다.>  -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예수님께서 밖으로 나가시어 늘 하시던 대로 올리브 산으로 가시니, 제자들도 그분을 따라갔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예수님께서 고뇌에 싸여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다.

“왜 자고 있느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일어나 기도하여라.”(루카 22,39-46)



  죽음은 인간에게 영원한 의문이며 공포로 다가옵니다. 거기에 인간이면 누구나 죽는다는 공리에도 불구하고 “나는 결코 죽지 않는다.”는 생존 본능의 신념이 갈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또한 인간에게 죽음은 하나의 죽어가는 과정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죽음 자체가 지니는 단절의 공포가 증폭됩니다.

  자신의 죽음을 알면서 맞이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더욱 고통과 두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한 인간이 죽음에 맞닥쳤을 때 겪는 심리적 과정을 퀴블러 로스는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다섯 단계로 설명합니다.

  수용의 단계에 갔다하더라도 행복한 감정과는 거리가 멉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레 포기하지 않으면서 죽음을 맞이할 자세를 갖는 것뿐입니다. 그때는 임종을 맞는 환자나 가족이 모두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그의 삶이 헛되지 않았으며 잊히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예수의 죽음이 이미 하느님에 의해 정해진 외곬의 수순이라 할지라도 겟세마니에서의 이 처절한 기도는 예수가 온전히 한 인간으로서 맞이하는 죽음을 여느 인간들처럼 겪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인간이 던지는 질문은 과연 신은 계시는지, 계시다면 어디에 계시는지, 또 그분의 뜻이 무엇인지 묻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도 우리와 똑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꼭 이길 외에 다른 길은 없는지 묻는 것입니다. 그 치열한 탐색은 자포자기 않고 인간의 운명과 주체적으로 마주치는 것이며 하느님 아버지와 열린 대화를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결과를 당신이 몸으로 직접 보여 주고자 하신 것입니다. 


  예수께서 수락하신 단 한 번의 죽음으로 이제 모든 인간들도 자신의 죽음이 끝장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길로 들어서는 관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들도 그 관문에 들어 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죽는 사람은 예수님을 따라 죽음을 이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죽음이 죄의 벌로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충만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죄악이 그 힘을 최고로 발휘하는 그 순간에 하느님의 은총이 더 큰 힘으로 나타나 죄를 정복한 것입니다.

  더는 뒤집힐 수 없는 마지막 순간에 최종적 승리를 하느님께서 거두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죄의 종이 아니라 예수님의 종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예수님 안에서 죽음을 맞는 것이 됩니다. 우리가 믿음과 사랑을 지니고서 예수님의 표지와 예식을 받을 때, 즉 성사에 참례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능력과 역사로 주님의 은총을 우리 안에 모시게 됩니다.


  그러기까지 우리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야 할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