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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나영훈 안토니오 신부님 )
작성자오상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02 조회수684 추천수4 반대(0) 신고
 4월 1일(주님 수난 성지주일)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여러분에게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아니 죽음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한 번 그려보십시오.

내 생애 마지막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저에게도 죽음을 앞두고 있던 일주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제가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대 입대를 준비하던 시기였습니다.

군대를 간다고 하는 것은 저에게 상당한 부담감으로 다가왔고

군대에 가서 간혹 죽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었기 때문에

저는 제 삶에 있어서 군대에 가는 것은 죽음 속으로 뛰어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은 일주일을 그 동안 고마웠던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그리고 잘못했던 사람들에게 용서를 청하기 위한 만남의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후에 저는 자유로운 마음으로 군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에게도 그런 일주일이 있었습니다.

죽음을 피하고 싶었지만 

오히려 그 죽음 속으로 적극적으로 뛰어든 그러한 일주일이 있었습니다.

오직 아버지의 뜻대로 살기 위해서 선택한 죽음의 일주일입니다.

그 죽음의 전날 밤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요한 복음 13장에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예수님의 사랑의 방식은 발씻김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식탁에서 갑자기 일어나시어 난데없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영문을 알 수 없었지요. 

밥 먹다 말고 왜 남의 발을 그렇게 씻어주는지 도대체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말씀하시지요.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이는 결정적으로 예수님의 유언입니다.

죽음을 하루 남겨 놓고 제자들에게 가장 가르켜 주고 싶었던 것

그것은 바로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는 것이지요.


수난의 의미, 죽음의 의미가 모두 여기에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예수님은 께세마니에서 기도하시고 

병사들에게 잡혀가시어 심문당하시고 십자기에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날 밤에, 

내 인생의 하루 밖에 남지 않은 아주 중요한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만찬을 나누셨고, 

그들에게 마지막 남은 사랑을 전해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 교회는 이 하루, 

즉 주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만찬을 나누시고, 기도하시고

잡히시고 수난 당하시고 마지막으로 죽으시고 묻히신 이 하루를 

일주일동안 기억합니다.

이 일주일은 거룩한 시기이고, 은혜로운 시기이기에 성주간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한 주간 동안 죽음을 일주일 앞두고 산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좀 더 용서하고 좀 더 사랑하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용서하고 사랑하며 사는 일주일이 된다면 

이 일주일은 우리에게 있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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