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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22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04 조회수660 추천수6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22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사제를 사제로 만나기. ~♣


렇다고 하면 어떤 기준으로 사제를 만나야 하겠습니까?

그나마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으로 골라본다면 사제직을 대할 때 신앙에 어떤 태도가 그나마 안전하고 바람직한가 하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현실 안에서 그나마‘바람직한 사제와 신자의 관계’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다수의 신자는 주일 미사에 참석하는 정도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만, 평생 동안 본당에서 봉사를 하거나 활동을 할 기회가 몇 번은 찾아옵니다.

그런데 보통 본당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와 취미가 비슷하거나 생각이 통하고 죽이 잘 맞는 사람들끼리, 어느 신부님 때는 열심히 활동을 하다가 다른 신부님이 오시면 차츰 안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느님의 깊으신 뜻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사람 차원에서 신앙 활동의 요소들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느 본당을 떠날 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얼굴도 잘 몰랐지만 저를 사모했던 중학교 여학생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마지막으로 미사를 지내고 떠나려는 저에게 쫒아 다니면서 양말이라도 빨게 해달라고 학교도 안 가고 미사에 와서 울고불고 했습니다.

거기까지는 그래도 참을 만 했는데 그 아이가 마지막으로 던진 말은 아직도 제 마음 안에 남아있습니다.

“새로 오시는 신부님이 미워요!

그분이 오셔서 신부님이 가시는 거잖아요.........”

사제가 된지 얼마 안 된 저는 그런 사고방식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을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신부님을, 그분이 오시기도 전에 만나보지도 안고 미워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다거나,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사제에게 집착하는 것이 신앙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그 학생에게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해프닝이 사춘기 소녀에게만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저도 나중에

직접 보고 듣고 겪으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저도 옛날에 있던 본당에서 저와 서로 맘이 잘 맞아 열심히 활동하시던 분이 제 후임 신부에게 적응을 못해 저를 계속 찾아오거나 그 본당에 나가지  않는 것을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또 비슷한 일이 전임 신부와 후임인 저 사이에서도 일어나는 것을 종종 보았습니다.

그러나 사제와 신자 사이에서 의리나 배신을 따지는 것은 신앙 안에서 올바른 관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이 가톨릭 사제직에 대하여 편견을 가지고 있거나 편애를 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질 따름입니다.

사사건건 옛날 애인의 장점을 현재 배우자의 단점과 비교한다면 “그 사람하고 결혼하지 그랬어,”하는 볼멘소리나 들려옵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편하게 해주셨거나 사랑해 주셨던 전임 신부님의 모습을 후임 신부에게 강요하는 모습도 본당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일이지만 당하는 사제의 처지에서는 그렇게 인격적인 체험은 아닙니다.

따라서 “그 신부님 쫒아가서 살지 그래?”하는 대답만 돌아올 것입니다.

우리가 만나게 되는 어떤 사제이건 그 사제의 고유한 인격을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함께 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가톨릭 성가 463번:슨례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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