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끝까지 사랑하셨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05 조회수721 추천수5 반대(0) 신고

 

 

<끝까지 사랑하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요한 13,1-15)

 

 

 

<식물인간 어머니>


 춘분이 벌써 지났어도

 여전히 긴 밤은 찾아오고

 낮은 게으른 기지개켭니다.


 식물인간 어머니는

 아직도 매서운 꽃샘추위에

 사시나무 떨듯

 온 몸 경련을 일으킵니다.


 하루 세 차례

 인공 탯줄을 통해

 맛 모르는 미음을 넣어도,

 뒤틀린 사지와

 초점 잃은 눈동자를

 허공에 굴립니다.


 살아 있음이

 심장 뛰는 것만이 아니라

 말로 통하지 않고도,

 관계의 이어짐이라고.......


 팔순 아버님의 정성 어린 사랑

 못난 아들 깨닫게 해줍니다.


 오 십 오 개월을

 하얀 침상에 누워 

 이어준 침묵만이

 차마 어쩌지 못하는

 神의 깊은 뜻을

 헤아리게 할 뿐입니다.


 여전히 밤은 찾아오고

 낮은 또 일으켜집니다.


 그 중에 비 오듯,

 흰 기억

 새치 머리를 남긴 채.

 슬픔은 또한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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