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23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05 조회수635 추천수6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23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주님께서 함께. ~♣


제는 하느님 앞에서 독신을 서약한 사람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단순히 결혼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독신의 의미를 충분히 드러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독신은 싫으나 좋으나 일종의 외로움입니다.

또 사제에게 ‘거룩한 외로움’은 자신의 사제직을 정화 하는데 필요합니다.

물론 때로는 인간적인 위로가 필요하고 그립지 않은 것도 아니고 또 자칫 잘못하면 인간다움이 고갈될 위험성이 언제나 곁에 있는 것을 알지만 가톨릭교회의 사제는 거룩함을 위해 인간적 따뜻함을 버린 사람입니다.

물론 사제도 본당에서 살다가 보면 가깝게 끌리는 사람이 편하게 여겨지기도 하고 괜히 주는 것도 없이 미워지거나 멀게만 느껴지는 사람도 생겨납니다.

저 역시 사제로 10 여년을 살아오면서 항상 고민거리로 남아 있는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문제입니다.

제가 맡고 있는 본당의 모든 신자와 모두 다 인간적으로 친분을 맺기에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또 제게 다가오는 신자들만 친하게 지내는 것도 그렇지 못한 다른 신자들에게 불공평과 편애로 비추어질까 걱정합니다. 그렇다고 명색이 본당 신부인데 모든 신자들을 똑 같이 대한다고 하면서 저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멀리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너무 가까이 하는 것도 거리를 두는 것도 모두 잘 하는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사제와 신자 관계를 어줍지 않게 불원불근[不遠不近]이란 산술적 중용의 개념으로 설정할 수도 없습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어 보이지만 가톨릭신자에게 분명하게 필요한 것은 사제 개인에 대한 편애나 편견이 아니라 사제직 전반에 대한 사랑과 순명 그리고 끊임없이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는 자세입니다.

특히 본당에 사제가 상주한다는 것은 그 곳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심을 나타냅니다.

좀 받아들이기 어려운 신부님이라 하더라도 그분이 거기 계시기에 미사를 통해 성체로 내가 다시 태어나고 혼자서 처리할 수 없는 내 인격에 묻은 죄악을 고해성사로 씻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사이동 등으로 새로운 신부님을 접하게 되었을 때 가톨릭신자라면 일종의 호기심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속적인 여러 궁금함이 아니라 그 양반의 어떤 점이 예수님을 닮았는지 어떻게 하면 아흔 아홉 가지 인간적 허물을 벗겨내고 한 조각 파편과도 같은 예수님과 닮은 점을 찾아내어 앞으로 몇 년 동안 내 생명의 양식으로 삼을 것인지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또한 사제와 함께”하고 응답하는 기도 속에“예수께서 저 사제를 통해 나와 우리 본당에 인격적으로 함께 하시는구나!”하는 내용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여태까지 사제들을 대면하면서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편향된 사고방식으로 그분이 사제직을 수행하는데 방해 하지는 않았는지, 또 모든 사제들과 앞으로 본당에서 만나게 될 사제를 위해 신자답게 늘 기도하고, 순명과 사랑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인사는 단순히 안부를 묻고 답하는 것이 아니라,‘주님께서 함께 하심’을 서로 기도해 주는 경지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사제와 신자의 인사 기도가 나타내는 것은 인격적 만남이어야 하고, 인격적으로 인사 하지 않으면 기도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인사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거룩해 지려고 서로 노력하는 모습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합니다.,,.♣†

                  [참회 예절 1- 참회해야하는 시간으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사랑의 서약>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