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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49) 불 꺼진 마을 / 김영호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07 조회수640 추천수6 반대(0) 신고

4월 둘째주 예수 부활 대축일

"어찌하여 살아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그분께서는 여기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

 그분께서 갈릴레아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해 보아라." (루카 24,1-12)

 

 

                 불 꺼진 마을

 

                                             글쓴이 : 대구 가창성당 김영호 신부님

 

 

불이 없던 시절 불을 발명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암흑에 잠긴 사람들에게 찾아가 불을 켤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사람들은 불을 발명한 사람을 공경하며 스승으로 받들기 시작했다.

점점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마을을 다스려왔던 지배자와 제사장들이 위기를 느꼈다.

그들은 서로 모의하여 불을 발명한 사람을 아무도 모르게 독살했다.

 

 

그의 죽음이 알려지자 온갖 무성한 이야기들이 번졌다.

주모자가 누군지, 누가 음모를 꾸몄는지 온 마을은 걷잡을 없이 혼란스러워졌고

폭동을 일으킬 정도로 험악해졌다.

 

 

 

지배자와 제사장들은 마을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마을 한복판에 불을 발명한 사람을 모실 사당을 짓기로 했다.

그리하여 마을 한복판에 화려한 사당이 지어졌다.

사당 중앙에는 그의 큰 초상화가 걸렸고 초상화 밑에는 그가 불을 켜는데 사용하던

도구들이 신령한 물건처럼 소중히 모셔졌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사당에 모여 불을 발명한 사람을 추모하고 기리는 제사를 드렸다. 얼마 후 온 마을에 그를 추모하고 기리는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게 되었고 마을은 다시 평화로워졌다.

지배자와 제사장들은 어둠 속에 미소를 숨기며 그 모습을 지켜 보았다.

 

세월이 지나면서 사당은 더욱 화려하고 웅장하게 변해갔다.

불을 발명한 사람이 사용하던 도구들은 금도금이 되어 번쩍거렸고 제사의식도 복잡해지고 더욱 장엄해졌다.

 

오른쪽으로 돌아야 하는지 왼쪽으로 돌아야 하는지, 언제 앉고 일어서야 하는지....

 

불을 발명한 사람의 출신지는 어디이고 또 어떤 말을 했는지,

생전에 또 어떤 영웅적인 행동을 했는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논문을 쓰고 ......  .

 

 

그렇게 장엄하게 웅장하게 그리고 화려하게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갔다.

그러나 .....  아! 그러나 ......

진짜 있어야 하는 불은 어디에 있는가.

 

그가 사용하던 도구들이 금빛으로 화려하게 빛나지만 그가 주고자 했던 불은 없다.

그에 대한 수없이 많은 연구 논문과 학위는 있지만,

그를 찬양하는 아름답고 웅장한 노래와 기도 소리는 있지만

진정 그가 주고자 했던 불은 어디에도 없다.

 

 

 

부활!!!

과연 나에겐 부활하신 분이 그토록 주시고자 했던 불이,

그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가?

여러분에겐?

 

 

              ㅡ출처 : 가톨릭 다이제스트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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