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복음적인 말씨 ♠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11 조회수616 추천수6 반대(0) 신고

 

               ♠ 복음적인 말씨 ♠


땅을 가시나무 울타리로 둘러싸고,

 금은보화를 안전한 곳에 잠가 두듯이, 너는 말할 때 경중을 가려서 하며 네 입에 문을 달고 자물쇠를 잠가라.(집회서 28.24~25)


“속되고 헛된 말은 피하시오.

  그것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더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고 그들이 하는 말은    암처럼 퍼져 나갈 것입니다.(디모 후 2.16~17)’


‘흰 구슬 한 쪽의 흠은 갈면 되지만,

                            말에 나타난 흠은 어찌할 수 없거늘[詩經)’

 

위의 구절들은 구약, 신약, 동양고전 중에서 말에 대해 언급한 많은 내용들 중의 일부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신중하고 분별 있게 말을 해야 할는지, 또한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시사해 주는 좋은 예라고 보겠습니다.

얼마 전 내가 어느 친척의 집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그 집 아이가 제 친구의 흉을 보기 시작하자,

“경수야, 그렇게 함부로 남의 말을 하는 게 아니라고 그랬지?”하고 제 엄마와 할머니가 타이르니까,

“아이 참, 이젠 안 그럴게요.”하면서 멋쩍은 듯이 웃는 것을 보았습니다.

집집마다 어른들이 이 집에서처럼 아이들의 언어생활을 바로잡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가 난다고 해서 거친 말을 내뱉거나,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남의 험담을 일삼는 습관을 어른들이 고치지 않는 한, 아이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는 아름다운 언어생활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진실하고, 품위 있는 말씨, 부드럽고 친절한 말씨, 겸허하고 긍정적인 말씨를 듣기 좋아 합니다.

그래서 남에게도 은연중에 그것을 요구하고 기대하지만 실상 자신은 그것을 실천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말을 분명히 잘못하여 놓고도 적당히 둘러대고 합리화 시킬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나 역시 하루를 돌이켜보거나, 고백성사를 보기 전에 구체적으로 성찰을 할라치면 말에 대하여 걸리는 부분이 없을 때가 없습니다.

크리스천은 예외 없이 그의 삶의 자리에서 복음[福音]을 살고  또 선포하도록 불림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하면 그의 말씨 또한‘복음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남에게 기쁨을 주는 복음적인 말씨란 예수님처럼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씨, 남을 사랑하고, 이해하고 아끼는 말씨, 그리고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가득 찬 말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교황 바오로2세께서 한국에 오셨을 때 그 분은 ‘찬미 예수’라는 말을 즐겨 쓰셨습니다.

수도원에서 그리 하는 것처럼 각 가정에서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족들 끼리 ‘찬미예수’라는 인사말로 하루를 시작하면 어떨까요?

우리의 매일이 그리고 삶 전체가‘찬미예수의 삶’이 되려면 푸념이나 불평보다는 찬미와 감사의 말을 더 많이 하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늘 예수님과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말을 한다면 우리는 ‘복음적인 말씨’를 익힐 수 있고,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대로 이미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 야훼께서 나에게 말솜씨를 익혀주시며 고달픈 자를 격려할 줄 알게 다정한 말을 가르쳐주신다. 아침마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시어 배우는 마음으로 듣게 하신다.(이사야50.4)’


내가 자주 읽는 이 성구[聖句]를 컬러 펜으로 곱게 써서 벽 위에 붙여놓고 나는 오늘도 새로운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이 도와주시지 않으시면 저는 당신을 향한 찬미와 감사의 말도, 이웃을 위한 격려와 사랑의 말도 제대로 할 줄을 모릅니다.

오늘도 제 귀를 열어주시어 당신과 이웃의 말을 깊이 들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또한 제 입술에서 나오는 말이 당신께는 영광이 되고, 이웃에게는 기쁨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의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아멘!-

                                          

                                            1986년 「이해인: 꽃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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