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13 조회수888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7년 4월 13일 부활 팔일축제 내 금요일
 
“Cast the net over the right side of the boat
and you will find something.”
So they cast it, and were not able to pull it in
because of the number of fish.
So the disciple whom Jesus loved said to Peter, “It is the Lord.”
(Jn.21.6-7)
제1독서 사도행전 4,1-12
복음 요한 21,1-14
 
저는 미사 30분 전이면 꼭 고해소에 들어가 있으려고 합니다. 사실 판공기간에는 미사 30분 전에 들어가도 사람이 많아서 미사 직전까지도 다 고해성사를 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거의 고해성사를 보셨는지, 30분 동안 많아야 3명 정도 주면 끝입니다. 그러다보니 고해소 안에서 상당히 여유가 많습니다. 그래서 성경도 읽고, 영적독서도 고해소에서 하곤 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이었습니다. 그 날도 고해성사 보시는 분이 없어서 고해소에서 한가하게 영적독서를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전날 늦게까지 모임을 가져서인지 피곤함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읽고 있는 책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모르게 잠들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잠들었을까요? 깜짝 놀라서 깼습니다. 개운한 이 느낌을 보니, 너무나 많이 잤고 따라서 미사 시간이 이미 지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쑥스러운 표정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고해소 문밖으로 나와서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성당 뒤에 있는 시계를 보았지요. 그 순간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많이 잤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잠든 시간은 5분밖에 되지 않은 것입니다.

단지 5분 졸았을 뿐입니다. 하지만 너무나 개운해서 몇 시간은 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주 적은 시간인 5분이 저에게는 꿀맛 같은 시간이었던 것이지요. 몇 시간을 잤어도 잔 것 같지 않을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에게는 이 5분이 몇 시간보다도 더 길고 좋은 은총의 시간이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아주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도 아주 긴 시간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순간이라 할지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그 짧은 시간 역시 주님께서 주신 은총의 시간임을 기억하면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시간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바로 주님께서 주신 귀한 시간이니까요.

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의 한심한 모습을 또 다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 이후 그들은 ‘세상 끝까지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잊어버리지요. 그래서 복음 전파의 사명을 포기하고, 자신의 전직이었던 어부의 자리로 되돌아갑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떨까요? 밤새 고기를 잡으려 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합니다. 대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랐을 때에야 그물을 끌어올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주님과 함께 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과 재주만을 내세우려고 할 때에는 아무런 성과도 보지 못한다는 것을 복음서는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자신의 힘과 재주만을 내세우면서 모든 일을 하려하고, 그래서 포기도 얼마나 쉽게 하는지 모릅니다.

매 순간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그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대로 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때 우리들도 제자들과 같은 기쁨의 예수님 부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포기하지 맙시다.



사랑은 보여줄 수 없기에 아름답습니다('좋은생각' 중에서)



눈을 뜨면 볼 수 있는 것들은
눈을 감으면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사랑이란
눈을 뜨면 보이지 않다가도
눈을 감으면 더욱 선연하게 떠오르는 것

자연을 신비로 물들게 하는 쪽빛 하늘도
대지에 풋풋함을 새겨주는 나무들도
볼 수 있을 때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사랑이란 보여주려 애쓸수록
단청 같은 은은한 향은 어느새 독해지고
순백한 모습에 짙푸른 이끼로 가득해지는 것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자연은 폐허로 남겠지만

사랑이란
숨어있을수록 더욱 간절하게 합니다.

자연이란 성질은 보여주는 아름다움이라면
사랑이란 성질은 느끼고 있을 때 빛이 나는 것

사랑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나가야 하는 혁명 같은 것.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누구나 하겠지만
보여줄 수 없는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영원하고 아름다운 사랑이란
마음과 마음이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결실을 보게 됩니다.


 

Jesus said to them, “Come, have breakfast.”
And none of the disciples dared to ask him, “Who are you?”
because they realized it was the Lord.
(Jn.21.12)

 




Rondo Veneziano
Ponte Dei Sospiri "탄식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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