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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로 태어남.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16 조회수639 추천수3 반대(0) 신고
 

<새로 태어남>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이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이심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면, 당신께서 일으키시는 그러한 표징들을 아무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요한 3,1-8)



  어느 부인이 남편의 갑작스런 발령으로 사막 지역에서 살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떨어져 살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견딜 수 없는 더위에 초죽음이 되 가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그늘이라곤 몇 개의 야자수와 선인장 그늘 밑이 전부였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사막에 이야기 나눌 이웃조차 없었습니다. 모래 바람은 언제나 숨을 턱턱 막히게 만들고, 온 집안과 심지어 먹는 음식까지 언제나 모래투성이 이었습니다. 더 이상은 한 시라도 견딜 수 없게 된 그녀는 아버지에게 하소연하는 편지를 썼습니다. 더 이상 못 견디겠다고.


  그러자 얼마 뒤에 답장이 왔습니다. 아주 간략한 내용이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두 사람이 쇠창살 밖을 내다보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진흙탕을 보고, 다른 한 사람은 별을 보고 있었다.”


  이 말에 영감을 얻은 그녀는 스스로 나서서 사막의 토착민들과 사귀고, 그들의 삶과 문화에 진정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사막의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으며, 사막에도 꽃이 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백만 년 전에 사막이 바다 밑이었을 때 남아 있던 조개껍질을 찾아다니는 즐거움도 찾았습니다.


  그녀는 자기가 주변의 상황을 변하게 하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사막은 언제나 거기에 있었으며 조금도 변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녀 자신은 변했습니다. 그 마음 자세를 바꿈으로써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짜릿하고 스릴 있으며 사랑이 넘치는 삶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니고데모는 인생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공부와 생각을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는 바리사이였지만 예수의 행동과 말씀을 듣고는 신뢰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예수가 하느님에게서 오신 분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진리를 탐구할 열망에 예수를 찾아옵니다. 그러나 나이 많은 원로이며 존경받는 입장에 있는 그가 주위에서 쏟아질 비난과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혼자서 아무도 모르게 밤에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합니다. 예수께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이라고 고백합니다. 그 이유는 예수께서 보여주는 표징이 예삿일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니고데모가 말하는 내용은 이런 뜻입니다. 하늘나라는 삶과는 동떨어진 별도의 나라이며, 초자연적인 이적과 표징으로만 알 수 있다. 무엇인가 비밀스런 지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입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들어와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어떤 지식을 배우고 공덕을 쌓으면 마술처럼 획득할 수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여기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예수님을 바라보는 눈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시각이 그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 니고데모에게 예수님께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것을 말씀하십니다.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날 것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인가 노력해야 얻어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그저 믿고 따르는 가운데 이 세상에서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고를 죽이고 예수님의 눈으로 거듭 태어나면 하느님의 나라가 그 가운데 실재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물과 성령의 세례는 예수님처럼 따라 사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사람에게서 예수님을 발견하려고 하는 것이며, 자신이 예수가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비록 수난과 죽음이 닥쳐오더라도 그분께서 함께 걸어주실 길이기에 기쁘게 따라 걸어야 합니다. 그 뒷일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알아서 하실 것입니다.


  살면서 닥쳐오는 모든 어려움, 고통과 시련, 불행과 병고와 죽음 등등을 기쁘게 즐기거나, 회피하거나, 무시하여 처음부터 없는 것으로 여기고 초월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사실 많은 철학자들 사상가들 종교인들이 아직도 그렇게 말합니다.

 

  그들과 달리 우리는 예수님을 믿고 따르겠다는 세례를 통하여 거듭난 사람들입니다. 어떤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하신 말씀을 믿으며 살아가는 신앙인입니다. 그분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며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서로 사랑과 용서를 주고받음으로써 부족하나마 이 땅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실현해 보는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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