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 우울한 날입니다.
귀한 젊은 생명을 32명이나 빼앗은 범인이 기어이...
한국계 학생으로 밝혀지면서
우린 모두 가슴이 허물어지는 느낌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혹시나 중국계인 것같다는 뉴스에 가슴을 조였습니다.
제발 한국 학생이 아니기만을 빌었습니다.
그러나...
아침부터 온 종일 들려오는 범인은 한국계 학생!
우린 고국을 떠나 이곳에 살면서..
늘 해바라기처럼 한국을 향해 살았습니다.
모이면 언제나 화제의 마지막은 고국의 이야기로,
정치 얘기에 열을 올리고,
기쁜 소식에 박수를 치며 안좋은 소식에는 실망을 했습니다.
그럴땐 모두가 애국자였습니다.
그렇게 애국자면 그냥 한국에 살지 왜 미국엘 왔느냐고
우리끼리 가시돋힌 말을 하면서도.. 말입니다.
4.29 폭동이 났을 때,
우린 공동 피해자였습니다.
그래서 다리를 뻗고 잘 수 있었습니다.
우린 비통했지만, 난동자들인 흑인들 역시 소수민족으로
차별을 받고 억눌려 살아 온 그 고통을 알기에...
우린 다시 그들과 손을 잡고 화해하고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우리가 가해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조금 전 이곳 한국 방송에서 정확한 소식은 아니지만,
그 학생의 부모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방송에서는 그 소식을 듣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도 합니다.
그 소식을 들으며,
하늘이 무너졌을 그 부모님들의 마음을 생각하니
제 가슴도 무너져 내립니다.
그리고 버지니아 주지사도
그 범인의 부모를 위로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고도 합니다.
죄를 저지른 본인은 죽었으나,
남은 부모님은 어찌 이세상을 향해 얼굴을 들 수가 있겠습니까!
이제...
우리가 대신 사죄해야 합니다.
죄 없이 생명을 잃은 젊은 영혼들이 미움을 품지 않기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신 첫마디가
"평화가 있기를..."
저희가 그 평화를 누리기에
예수님 당신의 수난은 아직도 부족한 것입니까?
다시 주님께 간절히 애원합니다.
피해 학생들의 부모 형제들의 망연자실한 마음을...
눈 앞이 캄캄할 가해자의 부모님도...
그리고,
같은 핏줄을 나눈 민족이기에
아프고 아픈 저희들의 마음도 돌아 보소서!
하느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저희를 용서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