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끼리니까 하는 말인데...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18 조회수934 추천수8 반대(0) 신고

 

 




복음: 요한 3. 16-21


"자매님만 듣고 어디에 가서 이야기하지 마세요. "
"우리끼리니까 하는 말인데..."

이런 말을 자주 속삭이는 사람들을 보면 우선 경계부터 해야 한다는 것을
몇번의 인간관계 실패의 비싼 수업료를 내고 깨닫게 되었다.

이런 말을 하며 들려주는 이야기는 거의가 다 남의 흉이거나 비밀이며
남의 일이 아니고 자신과 관련있는 일이라 하더라도
대개는 부정적이고 어두운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할 수 없이 듣게 되었든,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면서 듣게 되었든 간에
십중팔구는 뒤가 칩칩한 결과를 맞는다.

사실 그런 사람의 대부분은 워낙 그런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있어서, 
여러사람에게 말을 하면서도, 한 사람에게만 하는 것처럼 그렇게 속삭이는 이유는
그 사람과 특별한 관계로 밀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만일 그것이 여의치 않거나, 그럴 필요가 없어졌을 때에는
적반하장격으로 뒤집어 씌우는 경우도 보았다.


또 어떤 때에는 그 스스로 마음이 변해, 괜히 이야기를 했다 후회를 하며
세상에서 그 일을 유일하게(?) 자세히(?) 알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라도
그 사람을 멀리하고 경계하는 것을 왕왕 경험한다.


그런데 자신의 치부를 알고 있는 사람을 멀리하고 경계하려면 반드시 그럴듯한 이유가 필요하다.
그럴려면 이번에는 반대로 그 사람의 치부를 들춰내기 위해 어둠 속에서 눈을 번득여야 한다.

어둠이 어둠을 불러내고, 악이 악을 부르게 되는 것이다.

털어서 먼지나지 않는 사람도 없겠지만,
그런 눈초리에 안 걸려들 도리도 없다.
때마침 자신의 비위에 상하는 어떤 일을 한다면.
또는 그동안 잘 들어주다가도 한두번 나무라거나 편이 되어 주지 않는다면,
과거에 아무리 좋았던 관계라도 끝장나게 되는 것이 뻔한 수순이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속삭이는 자만 문제인가?
그런 거북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도 왜 곧바로 제지를 하지 못하는가 하면,
"당신을 믿으니까 하는 얘긴데..." 하는 이런 종류의 말들 때문이다.

그 말은 마치 그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는 대상이 세상에 바로 '너뿐'이라는 인상을 주며
그에게 내가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 불신의 시대에서 그래도 나만은 믿을만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는구나 하는 사실에
은근히 뿌듯해하면서 그런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의무감까지 생기는 것이다.


아, 이 그럴 듯한 허영심과 착각, 자기기만이 야합하여 슬그머니 마음 속에 기어 들어오면
냉정하려던 이성은 어딜 가고 어느새 귀를 바싹 갖다 대는 어리석은 모습이 된다.

더구나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그럴 듯한 사람이라면,
평소에 친근해지고 싶어하던 사람이라면 더욱이 귀가 솔깃해지는 것이다.

아, 그러나 어두운 데서 들었던 그 부정적인 말들, 비밀스러운 말들은 언제나
마음 깊숙이 들어가 빗장을 걸고 있지 못하고 입가를 맴돌면서
호시탐탐 튀어나오려고 때를 노리며 생각을 어지럽히기 일쑤이다. 


그.러.니.

어둠 속에서 몰래 "우리끼리만 알고 있자"거나
어둠 속에서 숨어서 "당신에게만 하는 말인데.." 하는 이런 이야기들은 믿지도, 하지도 말자.

어둠 속에서 행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어두운 결과를 배태하고 있음을 이제는 알았기에.
어둠 속에서 저지르는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결국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러나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그렇다.
자랑스럽고 선한 일은 물론이거니와, 남이 알까 두려운 어둡고 부정한 일이라해도
오직 빛 속에서, 태양처럼 쏟아지는 환한 은총의 빛, 하느님 사랑의 빛 속에만 드러내놓자.
그래야 우리의 허물도 잘못도 실수도 과오도 온전히 치유되고 완전히 사하여 질 수 있다.

빛은 빛을 불러내고, 선은 선을 모으기 때문이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세상을(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시려는 빛의 심판,
즉 구원이라고 오늘 복음은 명백히 외치고 있다.

주님,

제 마음 어두워질 때마다 더욱더 빛으로 빛으로 나아가게 해주소서.

제 마음 악으로 기울어질 때마다 당신 사랑의 빛으로 나아가게 해주소서.

그 생명의 빛으로 어둠을 물리치게 하시고, 

그 구원의 빛살로 거듭나게 하소서.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