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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38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1 조회수588 추천수6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38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본 기 도 ~♣


 - 본기도를 듣지 못하는 습관-

  ☞ 사의 그 다음 부분은 ‘본기도’입니다.

그 날 미사가 기념하는 주제와 의미를 이 본기도로 우리는 섭취해야 합니다.

그래서 본기도를 바칠 때는 모두들 조용히 하면서 귀를 통하여 기도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본기도를 바치는 나쁜 자세는 한 마디로 귓등으로 듣는 습관입니다.

사제가“기도합시다.”하면서 본기도를 바치기 시작해도 많은 신자들의 머릿속에는 그 기도의 내용과 관련된 자기 삶의 주제들이 떠오르거나 지나가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기도 내용을 기억하는 일은 바랄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엄숙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으로 궁리하는 내용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유치찬란하고 기가 막힌 내용이 많습니다.

“에이! 이제야 앉을 수 있구나.!”,“아휴! 아직 미사 끝나려면 멀었는데, 왜 벌써 다리가 아프지? 이제 앉아서 눈 좀 감고 쉬어야 겠다.”.“신부님이 빨리‘비나이다.’해야, 우리도 빨리 ‘아멘’하고 앉을 텐데.....”,오늘따라 기도문이 왜 이렇게 긴 거야?“ 하는 정도로 잡생각을 하는 것은 오히려 애교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본기도가 바치는 시간 동안 대부분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딴청을 피우지만, 자신이 본기도의 내용이나 지향에 무관심한 것에 대하여는 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본기도를 듣지 못하는 이유 -  

이렇게 본기도가 들리지 않는 증상의 원인은 귀가 어둡거나 우리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또 본기도가 무엇인지 몰라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내가 세상 현실에서 치열하게 사는 것과 신앙은 결국에 가서는 아무 상관도 없다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애초에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본기도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귀와 인격에 와서 꽂히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내 인생에서 신앙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작아서 그렇습니다.

가끔 무슨 연구소나 매스컴에서 발표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생관이나 가치관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자기 인생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더라도 대체로 자기 건강과 가정의 화목, 그리고 경제적인 형편, 가문이나 자신의 명예에 관계된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신앙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하는 사람은 극히 미미한 숫자입니다.

가톨릭 신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무 명중에 한 명 정도만 자기 삶에서 신앙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한 자료를 얼마 전에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톨릭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도‘마음의 평화’를 중요한 이유로 꼽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만으로 죽을 때까지 신앙생활을 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예수님을 본받아 예수님처럼 살고, 예수님처럼 죽기를 원하지 않으면, 신앙이 깊어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요즘처럼 영악함을 부추기는 세상에서 실속 없는 하느님을 믿고, 교회의 가르침을 자기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는다는 것이 어리석고 부질없는 짓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세속적으로 위력적인 주제들이 판치는 내 삶에서 하느님의 가르침을 내 삶의 주제로 삼는다는 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보입니다.

또 솔직히 건강에 이상이 오거나, 집안이 시끄럽거나, 돈 문제로 복잡한 일들이 생기면, 신앙생활은 저절로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본기도가 내 삶의 주제라는 사실도 인정하기 어렵고, 미사 중에도 잘 들리지도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현실에 몰두한다고 다 해결되지 않습니다.

또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깊이 있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잘 먹고 잘 입으면서 자기 몸뚱이나 싱싱하게 관리 하고, 주변사람들이 벌벌 떨고,

원 없이 돈이나 펑펑 쓴다고 해서, 자기 인생이 성공했다고 만족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느껴야 하고, 느낄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제 정신인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본기도를 제대로 바치려면 으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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