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4월 22일 부활 제3주일/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2 조회수790 추천수6 반대(0) 신고

 

 

                       4월 22일 부활 제3주일-요한 21장 1-19절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결국 사랑입니다>

그 유명한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자신이 포로였음에도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입은 동료 포로들을 치료하기 시작합니다. 그가 치료한 한 여성 포로

는 죽음을 앞두고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나는 운명이 이렇게 엄청난 충격을 준 데 대해 감사하고 있어요. 그 전까지 저는 제

멋대로였고 정신의 만족 같은 것에 대해 진지해 본적이 없었거든요.”

빅터 프랭클은 3년간의 수용소 생활을 통해 한 가지 커다란 진리를 깨닫습니다.

삶의 의미 찾기를 포기한 사람은 며칠 못가서 죽음에 이른 반면, 끝까지 살아남은 사

람들은 대부분 이런 사람들이었답니다.

지옥 같은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추구해나가던 사람들, 하느님의 사

랑을 믿고 그분께 간절히 매달리던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

빅터 프랭클은 우리네 삶에서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절망감이 모든 괴로움의 원

천이라며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열악한 상황도 견뎌낼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베드로 사도 역시 죽음의 수용소에 갇혔던 포로들 못지않게

큰 충격을 맛보았습니다. 배신에 따른 엄청난 수치심, 굴욕감, 상처, 죄책감등 다양

한 감정이 베드로 사도의 삶을 휘감았습니다.

‘수제자 배반사건’을 통해 베드로 사도는 일생일대 씻을 수 없는 정서적, 심리적 상

처를 입게 됩니다.

한때 그는 잘나가던 사람이었습니다. 수제자로서 그의 위세는 대단했었지요. 사람

들 앞에서 그리도 당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의 위신은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크나큰 과실로 인해 베드로 사도의 기세는 완전히 한풀 꺾였습니다. 무엇보다도 다

른 사도들 앞에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런 베드로 사도에게 예수님께서 다가가십니다. 그리고 다른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미심장한 질문 한 가지를 세 번씩이나 되풀이하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다양한 의미를 함축한 물음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수님은 다른 제자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그간 실추된 수제자로서의 위신을 회복시켜주십니다. 다시 한 번 새 출

발의 기회를 제공하시는 것입니다.

세 번씩이나 자신을 모른다고 배반한 베드로 사도에게 예수님께서는 ‘수제자인 네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질책하지 않으십니다.

 ‘한 두 번이면 용서할 수 있겠는데,

세 번씩이나 배신했기에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고 절규하지도 않으십니다.

‘앞으로 절대로 그러지 말라’고 강요하지도 않으십니다.

다만 당신을 향한 베드로 사도의 사랑을 거듭 확인하십니다.

 세 번씩이나 나를 사랑하느냐고 질문하시는 이면에는 진정한 사랑,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사랑, 이제 더 이상 딴 데로 눈길 돌리지 않는 일편단심의 사랑, 참혹한 배신의

슬픔을 남기지 않는 완전한 사랑을 요구하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사랑에 힘입어 베드로 사도는 자신의 삶이 산산조각 났음에도 불

구하고 다시금 삶에 대한 본격적인 의미추구를 재개합니다.

베드로 사도 자신의 삶은 오직 예수님으로 인해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완전히 인식

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보내시는 빛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광채를 지님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을 통해 사랑의 실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한 베드로는 그 따뜻한 배려

로 인해  그간의 상처와 충격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한 굴욕감과 수치심에

도 불구하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큰 좌절감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랑만이 모든 상처를 치유합니다.

사랑만이 사람을 살립니다. 사랑만이 인류를 구원합니다.

사랑만이 좌절에 빠진 한 사람을 일으켜 세웁니다.

“하느님께서 분노하시는 단 한 가지는 사랑하지 않는 일입니다.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지 않은 동안 하느님께서도 내내 우리에 대해 분노하고 계십니다.”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신부 ●

 

          

 

 

 

 

 

 

 

 

<너 나를 사랑하느냐?>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