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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3 조회수860 추천수4 반대(0) 신고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다.>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요한 6,22-29)



  군중들에게 예수님은 의문투성이 인물이었습니다. 빵과 물고기 몇 개로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배 불리 먹였으며, 말씀과 행동에 권위가 있는 분이었습니다. 또 자기들이 예언자로 모시고 싶어 했는데도 불구하고 모습을 감추어 산으로 사라졌습니다. 보통은 예언자로 불리길 바라며 앞장서 나섰을 텐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언제 갔는지 모르게 호수 건너편 가파르나움으로 떠나 버렸습니다. 가파르나움 지역은 예수께서 살던 곳입니다.


  군중들은 예수가 정확히 어떤 인물인지 몰랐기에 ‘랍비’하고 부릅니다. 그리고 왜 떠났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언제 떠나 이곳으로 왔는지에만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이런 군중들의 생각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기적에만 관심을 두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행태를 지적하십니다.


  그리고 썩어 없어질 양식(브로시스)을 얻으려 힘쓰지(에르가조마이) 말고, 영원한 생명(조에 아이오니오스)에 머물게(메노) 하는 양식(브로시스)을 얻으려 힘쓰라고 대답하십니다.  그 양식을 사람의 아들이 주시는데, 사람의 아들은 하느님이신 아버지께서 인정하신 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거론하니까 군중들은 즉각적으로 묻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 말은 ‘하느님의 일’을 ‘힘써하려면’ 무엇을 ‘준수하면’ 됩니까? 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 ‘에르가조마이’동사를 쓰니까 군중들은 ‘에르가(일)’를 떠올리고 거기에다가 준수하다는 뜻이 담긴 ‘포이에오’ 동사를 붙입니다.   *에르가조마이 동사는 그 어원이 양식을 얻으려 힘써 일하다 임.


  군중들은 하느님의 일을 율법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준수하고, 실천하는  행위를 먼저 떠 올린 것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님께서는 ‘머물다’라는 뜻의 ‘메노’ 동사를 쓰셨습니다.


  요한 복음서에서 이 메노 동사는 아주 중요한 주제입니다. 양이 선한 목자에게 머무는 것, 포도가지가 포도나무에 머무는 것이 모두 우리가 예수님께 머무는 것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군중들에게는 좀 엉뚱하게 들리는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라고 답을 주십니다.

  이 말씀은 지금 우리에게도 자칫 어색하게 들립니다. 왜냐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어리석은 인간들은 ‘일’ 하면 어떤 것을 이룩하고, 지켜나가고, 열심히 추구하고, 준수해야 하는 것으로 알아듣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대답이 너무나 쉽고 평범해서 오히려 진리 같지 않게 들리는 것입니다. 무엇인가 영웅적이고, 힘든 것을 기대 했다가 의외로 간단한 것을 말씀하니 기절초풍한 모습입니다.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의외로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성공담을 들으면 거의 사소한 것을 말해서 처음에 잘 믿기지 않습니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킨다든가, 잠자고 일어나는 습관이 정확하다든가, 자신을 절제한다든가, 겸손하다든가, 어렸을 때부터 꿈을 키웠다든가 등등 지극히 사소한 차이로 성공하고 실패가 나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루카 16,10)


  예수님께 머무는 일 그 일은 지극히 간단하고 쉬워 보입니다. 어떤 어려운 일을 준수해야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으로 알아들었던 군중들에게 그저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을 믿는 일은 일 같지도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그들은 자신들이 원했던 대답을 들을 수 없어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예수께 대한 오해가 점점 깊어 갔습니다.

 

  우리도 예수님께 머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떠나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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