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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40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3 조회수653 추천수7 반대(0) 신고

                                                                                       [마돈나 성당 제대]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40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태까지 우리는 미사의 시작 예식에서 예수님을 닮기 위해 하느님을 교회 안에서 부르고, 그동안 동거했던 내 삶의 죄악을 청산하려는 의지의 표명으로 자기 죄를 하느님과 다른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죄악과 싸우기 위해 그분 자비를 청하면서, 하느님 영광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한 다음, 내 삶을 어디로 이끌어 가야 하는지, 본기도가 제시하는 내 인생의 방향까지 묵상했습니다.

이어지는‘말씀전례’에서는 내 삶의 구체적인 상황들을 실질적으로 묵상할 수 있습니다.

성경이 하느님 말씀이라든가, 우리 신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든가 하는 것은 여기서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말씀전례’에 참례하면서 우리는 직접 성경을 대면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미사 중에 성경 말씀 안에 내 인격과 삶을 담는 일에 미숙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미사 전례에서 우리가 성경을 어떻게 대하고 있고, 제대로 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성경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보내신 연애편지 ~♣


☞우리가 가끔 집안을 정리하다가  빛바랜 옛날 애인 사진이나 연애편지를 찾게 되면, 아련한 기억 속에서 그 시절의 감상으로 젖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따금 TV 드라마에서 내가 겪었던 일과 비슷한 상항이 연출되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공감하면서 빠져드는 것도 같은 경우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연애편지를 쓰는 시절은 지났지만, 예전부터 눈여겨보았던 사람이 먼저 나에게 다가와 쑥스럽게 전해주었던 그 편지, 설레는 마음으로 몇 번이나 다시 읽어도 질리기는커녕 가슴은 더욱 콩당거리고, 이제 그 사람의 사랑을 확인했기 때문에“죽어도 좋다!”하며 감동했던 추억은 사랑의 감정이 살아있는 한, 세월이 아무리 흐른다고 해도 바로 오늘 일처럼 생생하고 애틋합니다.

그리고 그 편지가 개의 발이나 소의발로 쓴 것인지 사람 손으로 쓴 것인지 알 수 없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도 엉망이고, 내용마저 그야말로 유치찬란하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것은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 편지를 쓴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 자신의 열정이 담겨있기 때문에 더 없이 소중합니다.

제 3 자가 볼 때에는 좀 웃기는 내용이더라도, 자기 자신은 유명한 어느 시인의 명시도 부럽지 않습니다.

자신의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에 어느 것도 비할 수 없는 깊은 감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평소에 끔찍하게 싫어했던 사람이 갑자기 사랑을 고백해 오면, 참으로 재수가 없습니다.

하필이면 그 사람이 나에게 이런 짓을 하는지, 또 내가 왜 이런 봉변을 당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만일 무슨 쪽지라도 전해주면 무슨 오물이 묻은 것처럼 불쾌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 처신해서 그 사람이 그런 오해를 했는지 한숨만 나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방법으로 궁리하여 딱지를 놓게 됩니다.

물론 자기 마음을 거절당한 사람은 쥐구멍을 찾고 싶어지겠지만, 그 사람 사정을 봐 줄 상황이 아닙니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보내신 연애편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연애편지를 말씀전례를 통해 끊임없이 나에게 보내시는데,

나는 위에서 이야기한 어느 경우에 속합니까?

감격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나를 향한 그분의 사랑을 무시하거나 의심하고 있습니까?

만약 내가 하느님을 사랑한다면,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지 않을 것이고, 성경의 글자 하나하나가 살아서 춤을 추며 나에게 다가와 심장에 박히게 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을 사랑한다면, 시대와 공간을 넘어서 식지 않는 사랑의 밀어들로 성경 말씀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남의 연애편지처럼 유치하고 이것저것 꼬투리나 잡고 싶어집니다.


현재 우리가 말씀 전례에 참례하고 있는 상태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구애하시든지 말든지 상관이 없다는 태도로 버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말씀 전례에서 하느님 말씀을 제대로 듣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거나 성경 연구를 얼마나 잘 하고 있느냐 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의 사랑을 뻔뻔스럽게 거절하고 있는 자기 모습에 별로 놀라지도 않게 된 이유를 고민해야 합니다......♣†

                  [성경은 내 삶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 두메꽃 - 최민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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