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4 조회수688 추천수7 반대(0) 신고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러면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 준 이는 모세가 아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0-35)




  옛날 한 나라에 왕과 그 동생이 살고 있었습니다. 왕인 형이 하도 욕심이 많다보니 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보다 못한 동생이 반란을 일으켜 왕위를 빼앗고 형을 왕궁 한편에 방을 마련하여 가두었습니다. 그 방은 창살이 없었습니다. 밖에 펼쳐진 멋진 경치를 볼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출입문을 작게 만들었습니다. 머리를 숙이고 살만 좀 빼면 누구라도 빠져 나올 수 있는 크기였습니다. 새로 왕이 된 동생은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전 왕이 원하는 음식을 무엇이던지 다 제공하고 원하는 옷과 보석과 왕관을 얼마든지 가져다주라고 하였습니다.


  욕심 많은 전 왕은 매일 같이 맛난 음식을 시켜먹고 마셨습니다. 멋진 옷으로 치장하며 흡족하게 지냈습니다. 왕관을 벗어 머리를 숙이고 뚱뚱한 몸집의 살만 조금 빼면 언제라도 자유롭게 나올 수 있었는데도 도무지 방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방 밖으로 나오면 동생은 다시 왕위를 형에게 돌려주려 하였으나 그는 늙어 죽을 때까지 그 방안에서 배불리 먹는 것에만 매달려 나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먹고 마시고 제 몸을 치장하는 것에만 온 정신을 팔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군중들에게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 라고 알려 주십니다. 그러자 군중들은 “선생님, 그 빵을 늘 저희에게 주십시오.” 라고 예수님께 청합니다. 그저 빵과 물고기를 배불리 먹었던 전날의 기억만 되새기며 앞으로도 쭉 그런 기적만 생겨나기를 바랐습니다. 아무 수고도 하지 않고 음식을 배불리 먹기만을 바랐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하늘에서 내려오신 예수님을 믿고 그 안에 머물기만 하면 된다고 말씀했는데도 도무지 그럴 생각이 없었습니다. 골치 아픈 이야기는 집어 치우고 얼른 빵이나 배불리 먹게 기적이나 보이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내일이야 어찌 되었든지 아무 상관없으니 그저 배만 불리게 해달라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도 그때 군중들과 똑같은 심정이 아닌지요. TV이니 신문이니 매일 같이 어찌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며, 어떤 음식이 맛있고 어느 곳이 볼만하다고 선전하는 소리만 들립니다. 그저 들리느니 누가 땅과 아파트 투기해서 떼돈 벌었다는 소식뿐입니다. 심지어 교회에서도 크고 멋진 건물을 짓는 데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아마도 위에 예를 든 이야기에 나오는 욕심 많은 전 왕은 골치 아프게 밖에 나가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보다 방안에 틀어박혀 맛있는 음식과 사치나 누리며 한 세상 편안히 살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우리도 이 왕처럼 한 세상 아무 의미 없이 그럭저럭 안락하게 살다가 가고 싶어 하지나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도박꾼이 두 몫에다 돈을 나누어 걸듯이 이 세상살이에도 한 몫을 걸고 내세에도 돈을 거는 더 큰 욕심을 부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살이에다 더 큰 돈을 걸고 하느님 나라에는 잔돈푼이나 걸면서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6,67절에서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습니다. 떠나고 싶으면 떠나라, 지금 결단을 내려라, 그러나 내 곁에 머무르려면 나를 따르는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은 심판하시지 않습니다. 언제나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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