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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41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4 조회수604 추천수8 반대(0) 신고

 

  [뉴저지 마돈나 성당 제대]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41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성경을 대할 때,

조심해야 하는 위험요소를 두 가지 정도 살펴보면서, 말씀 전례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태도를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신자 중에 많은 분이 이미 한 번쯤은 성경 공부를 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접하게 되는 성경공부 방법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전문적으로 공부하신 분들이 고생을 해서 이룬 결과입니다.

그러나 나름대로 하느님 말씀에 다가가는 여러 길 중에 하나를 가리키고 있을 뿐이지, 그 하나로 성경을 꿰뚫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한 마디로 잘라서 이야기 하면, 성경공부에 왕도는 없습니다.

따라서 많은 시간동안 여기저기 다니며 성경을 공부했다고 해서 성경을 잘 알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공부를 할수록 주의해야 할 위험성도 커집니다.

우리가 성경을 객관적으로 공부할 때. 자주 범하게 되는 오류는 성경에서 배운 학문적 내용을 이기적인 지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세로 습득한 지식은 도구가 되어 내 뜻을 포장하는 데 이용하기 쉽습니다.

알면 알수록 하느님의 뜻이 우선하고 내 뜻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뜻을 강조하기 위하여 하느님 말씀을 갖다 붙이고 싶어집니다.

속담이나 명언을 많이 아는 것이 힘일 수도 있지만 병일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성경의 권위를 악용하여 자기주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개신교 신자들이나 성경공부를 잘못한 사람과 만나면 이런 종류의 답답한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교묘하게 무장했지만 그 속에는 하느님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세속적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이렇게 성경을 코걸이나 귀걸이로 쓰면 안 되는데, 성경공부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그런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하는 잘못된 태도는 성경을 연구 대상으로만 삼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경을 파악하려는 세속적인 선입관은 쉽게 말해 성경을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이야기’로 만들어버립니다.

우리는 성경이‘예수님의 거룩한 말씀과 행적’을 담고 있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생명의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속마음을 양파 까듯이 한 꺼풀씩 벗겨 가면,

“참 좋은 이야기이고, 예수님은 정말 훌륭하게 사셨네! 그렇지만 그 양반이야 하느님이시니까, 당연한 일이고”,또“이스라엘 민족에게는 하느님께서 기적을 많이 베푸셨으니까, 그렇고.”, “제자들은 그분을 직접 체험했으니까, 나완 다르지.”하면서, 평범한 인간은 나처럼 이렇게 사는 거지.”하는 차별 아닌 차별이 숨어있습니다.

그분과 나는 하나일수 없다는 괴리감은 성경을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내 삶의 이야기로 받아드릴 수 없게 합니다.

물론 성경을 자신과 상관없는 사실로 선을 긋고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 삶과 겹치는 부분 없이 성경공부를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성경이 알려주는 신앙적 삶의 모범이 나와 무관하게 됩니다.

성경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릿속에 하느님의 말씀이란 선입관이 떠오르는 것도 이런 잘못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런 남용과 오용의 소지를 잘 피한다고 하면 성경은 ‘내가 왜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시는’하느님 말씀이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인 동시에 ‘내 삶의 이야기’라는 사실이 머릿속에 박혀 있어야합니다.

사실 하느님께는 성경이 필요 없습니다.

성경은 우리 인간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과 내 삶이 섞일 때에만 성경을 깨우쳐갈 수 있습니다.   

짐승이 책을 본다고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것처럼 구세사와 내 삶을 같은 흐름에서 보지 않으면서 성경을 이해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성경을 단순히 서양 것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아직 성경의 신비를 깨닫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성경이 단순히 이스라엘과 유다 민족의 역사가 아니라 시공을 초월하는 보편진리인 까닭은 하느님이신 예수께서 바로 내 죄를 씻으시려고 목숨을 바치셔서 하느님의 구세사와 인간 역사, 그리고 내 삶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민족과 문화를 막론하고 이런 깨달음이 있다면 성경과 내 삶을 분리할 수 없습니다.

성경으로 내 삶을 요리해야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성경을 공부한다 하더라도 잊지 말아야 하는 원칙은 결국 성경은‘내 삶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머리만 갖고 성경에 달려들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현실적인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성경으로 내 일생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예수처럼 살기 시작하면 복음은 내 말이 되고, 내 생각이 되고, 내 의지가 됩니다.

이렇게 성경은,

하느님께서 당신처럼 살라고 나에게 내려 주신 삶입니다..♣†

           [미사 중에 성경을 대하는 우리들의 평소 태도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Ave Maria Gratia Plena (까리따스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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