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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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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혜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5 조회수300 추천수1 반대(0) 신고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나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도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찿는 까닭입니다.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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