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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26일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6 조회수902 추천수8 반대(0) 신고

 

4월 26일 부활 제3주간 목요일-요한 6장 44-51절


“나는 생명의 빵이다.”



<영혼의 곡기>


임종환자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곡기(穀氣)’의 중요성을 실감합니다. 특히

노환으로 인해 임종이 가까워진 어르신들, 어느 순간까지는 누워있는 상태에서

도 숟가락으로 미음을 떠서 입 가까이 가져다 드리면 어렵사리 드시곤 하십니

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이르면 숟가락을 가져가도 입을 꽉 다무십니다. 고개를 저

으십니다. 곡기를 끊으시는 것입니다.


그 순간부터 체력은 급격히 저하됩니다. 에너지 공급이 안 되다보니 건강은 순

식간에 악화됩니다. 의식도 점점 몽롱해집니다. 그리고는 며칠 못 넘기시고 임

종을 맞이하십니다.


‘곡기’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강한 우리들에게 있어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것 별 일 아니라고 생각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은혜로운 일인지 모릅니다.

 

소화기능이 약하신 분들 가운데 죽 한 그릇 앞에 놓고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실랑이를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먹고는 싶은데 몸에서 안 받는 분들 그분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모릅니다.


삼시세끼 잘 먹어줘야 흡수된 음식물이 에너지로 변환되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천하장사라도 며칠 밥 못 먹으면, 곡기 끊으면 그길

로 내리막길이요, 황천길입니다.


‘육신의 곡기’도 이처럼 중요하지만 ‘영혼의 곡기’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

니다.


‘육신의 곡기’는 단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특A급’으로 챙기지만,

‘영혼의 곡기’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분들이 계십니다. 참으로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앙생활, 영성생활에도 곡기가 아주 중요합니다. 신앙생활에 있어 곡기란 다름

아닌 성경말씀과 성체입니다. 매일 우리에게 다가오는 성경말씀을 꼭꼭 씹어 드

셔야만 합니다. 매일 무상으로 우리에게 건네지는 성체를 지극한 정성으로 받아

모셔야만 합니다.


우리가 성경말씀과 성체로부터 멀어진다면, 마치도 곡기를 끊은 임종환자처럼

생명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은 고사상태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성경말씀과 성체와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누군가가 있다면 어쩌면 그는 살아

있어도 이미 죽은 목숨입니다.

영혼의 양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은 우선 재미가 없습니다. 세상만사

가 시시합니다.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많은 감사거리 앞에서도

매사에 불평불만입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살기를 원한다면 영혼의 곡기를 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어

떻게 해서든 삼시세끼 밥 먹듯이 지속적으로 영혼의 곡기를 드셔야만 합니다.


성경 말씀과 성체 중심의 삶을 통해 우리 영혼은 깨어날 것입니다. 진정으로 숨

쉬게 될 것입니다. 그제야 우리는 참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신부 ●

 

        

 

                        

 

                

                   [생명의 양식:가톨릭 성가 166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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