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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 묵상] 나의 무지로 떠나버린 청둥오리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7 조회수561 추천수3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뒷마당에 나갔던 우리집 강아지 또띠와 별라가 계란을 하나씩 입에

물고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깜짝 놀란 나는 분명히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왔을텐데 .. 하면서

요즘 내 정신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내심 안타까워하고 있게 된다.

 

어디서 알을 물고 왔는지 무척 궁금해하며 뒷마당 구석구석을

조사를 해 보니구탱이 담장 밑에 청둥오리가 알을 품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집은 호수에서도 꽤나 거리가 떨어져있는데 청둥오리가

우리 집을 찾아들어 알을 낳다니!!  너무도 기쁘다.. 

 

오리 곁에 물그릇을 놓아주고 바삐 식빵을 사다가 조각을 내어

주위에 놓아주었다.

청둥오리는 아주 가까이 갔을적에만 자리를 뜨고 알을 지키려고

꿈쩍도 안했다.

먹이를 줄 때 자리를 떠나도 담장 위나 옆집 지붕에 앉았다가는

이내 내려와 또다시 알을 품고 있다. 대단한 모성애다..

 

좋은 일이 있을거라는 예감이 들면서 걱정도 된다.

야채를 심어놓으면 싹뚝 잘라먹는 두더지가 해치지는 않을까?

우리 집 뒷마당이 자기 화장실인양 들락날락 거리는 고양이의

습격을받지는 않을까? 

평상시의 내 성격이 그대로 나타나며 안절부절하고 있다.

 

우리 집의 경사라며 온 집안 식구들이 좋아하고 멀리 떨어져 사는

언니도 매일 전화를 해서 청둥오리의 안부를 묻곤 했는데 어제 밤

드디어 사고를 내고야 말았다..

 

잠자기 전 오리가 궁금했다.

손 전등을 들고 다가는데 웬 검은 물체가 보이는 듯하더니 내가

걱정했던 검은 고양이가 휙~하니 담을 타고 도망치고 있었다..

 

오리는 간곳이 없고 4개의 알중에 아직도 따뜻하게 느껴지는

오리알 두 개가 밖으로 나와 있었다.

오리가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다시 제 자리에 넣어주곤 그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한다..

내가 나와 보기 다행이라고 또 의기양양 해진다..

 

두시간 가까이 기다려도 오리는 올 줄을 모른다.

분명 고양이가 오리를 해쳐서 날을 수가 없어 돌아오지 못한다는

생각에 깊이 생각해 볼 여념도 없었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오리알이 깨어나지 못할 것만 같아 바구니에

담아 TV에서 본 것처럼 박스에 넣고 전등불을 가까이 켜 주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알을 만져보니 너무 뜨거워져버렸다.

몹시 마음이 저려온다.. 나의 무지가 원망스러웠다.

 

오리 둥지로 나가 보았으나 오리는 왔다 간 흔적이 없다.

어제밤 오리가 다쳤다는 생각에 몹시 마음 아파 잠도 설쳤는데

더더욱 마음이 아파온다..

 

두어시간 후 다시 나가 보았다.

또 한 번 가슴이 철렁한다.

분명히 오리가 왔다가 간 흔적이 보였다.

지난 번처럼 먹이를 먹으러 갔다 온 모양이다.

내 마음은 더더욱 아파온다..

 

잠시 묵상을 해 본다.

 

그동안 새끼를 까기 위해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알을 품고 있는

청둥오리의 생활 속에서 큰 모성애를 느끼며 나랑 같이 살아주시는

엄마의 마음을 더 많이 알게되며 큰 감사도 드렸었다.

더불어 하느님의 자녀로 등록이 되어있으니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내가 또한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내게 주어지는 무한한 사랑을 잊은 채 모든 것을

내 맘데로 앞질러 생각을 하고 내 맘대로 행동하며 살고 있었다.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내 생각의 압박에 못견뎌  모든 것은 내

맘대로 처리하곤 했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나에게 자유를 주신다.

그 자유를 맘껏 활용하지 못하고 누구에겐가 보호를 받고

싶어하고 그러다 보면 상처를 받는 일이 있게 되는 것이

뻔한 일이다.

 

그 많은 세월을 보내면서 수 많은 사건을 겪었으면서도  난 언제나

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것 같다.

 

오늘은 마음이 너무 아파 글로 잘 표현이 되질 않는 것 같으다.

그러나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모든 만물에게 

내려주시는 자유를 결코 잊고 살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나의 무지와 나의 앞질러가는 판단 때문에 알을 잃어버린

청둥오리에게 미안함을 전해본다.

나의 성급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를 치고 알을 뜨겁게

해 주었으니 미안함을 전해본다.

 

덤벙대는 이런 나의 성격은 많은 날을 보냈건만 고쳐질 줄을

모르고 있다.

아마도 하느님께서는 이런 나에게 또 한 번 가르침을

주시는가 보다 .

그러나 아직도 내 마음에는 서글퍼 했을 청둥오리와 오리알에게

정말로 많이 많이 미안하기만 하다..

 

'예쁜 청둥오리야..

새생명을 잃게 해 준 오리 알아..

정말 미안하다..'

 

하느님 나의 무지를 용서하소서..

한 발자국 늦게 출발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더욱 불어

넣어 주소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신명나게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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