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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배움 / 이인주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7 조회수620 추천수6 반대(0) 신고
배움
노자에게서 배움은 참으로 좋다. 인위적이지 않아서 좋고, 있는 그대로의 하느님의 창조모습에서 놀기에 좋고, 사람이 사람다운 것이 뭔가를 노래해서 좋고, 때로는 시공을 초월하는 맛을 느끼게 함 안에서도 참 좋다. 만에 하나 성현들 중에 스승으로 모실 분을 뽑으라면 역시 예수와 노자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두 분은 우주를 베게삼아 놀 수 있는 분들이기에 좋다고 감히 이야기 하고 싶다. 두 구절을 가지고 두 분의 모습을 보면, 역시 두 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유의 대가라고 노래하고 싶다. 먼저 노자의 글을 인용해 본다.

"물에서 배운다.
강해지려면 흐르는 물처럼 되어야 한다.
네모난 관이면 물은 네모나게 흐르고,
둥근 관이면 물은 둥글게 흐른다.
물은 언제나 부드럽게 흐르기 때문에
가장 강하다." -노자-

노자는 물의 속성뿐만 아니라, 물이 주는 자연스런 자유를 그대로 본질직관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그러나 노자는 가르치려고 드는 그런 모습의 표현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자연과 일치되어 그 안에서 참 자유를 얻는 사람의 모습이 될까를 주장 한다기보다 노래한다고 해야 노자에 맞는 표현이리라.

저주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의 참 뜻은 부드러워질 때 그 안에 모든 것이 녹아난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노자가 물에서 배운 다라는 표현은 대단한 표현이라고 본다. 그리고 사람이 물처럼 자연스러워 져야 난세의 틀을 평화의 장으로 바꿔 놓을 수 있다고 본다. 계속 뭔가 노자의 것을 내 것으로 하려하다 보니 노자의 색깔을 내 스스로 변질 시켜 놓는 것 같아, 이쯤에서 줄여야겠다. 그것만이 그분을 제대로 알아가는 자세가 아닐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예수-

제자들이 스승 예수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했을 때, 따뜻하게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 내용이다. 사실 이보다 어떻게 넓게 생각하고 기도할 수 있을까? 우주뿐만 아니라 우주를 떠 앉고 계신 하느님의 모습을 그 짧은 말씀 안에 다 내포시켜 주고 계신다. 이는 무엇을 의미함인가? 그분은 이미 세상을 넘어 아버지의 의중을 다 꿰고 계시다는 의미이다. 너무 초월적인 말씀 같지만, 그러나 그 초월적인 말씀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간구하신 것이다. 어떤 차원에서 보면, 마치 뜬 구름 잡는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아주 현실적인 차원에서 하늘나라가 이 땅에서 구현됨을 기도 속에서 노래한 것이며, 자신이 가르쳐 주셨기에 스스로 자신이 이것을 다 시행하고 가신 분이시다. 대부분의 성현들은 천수를 누렸지만, 예수님은 당신의 말씀을 친히 수행하시는 차원에서 당신을 이 세상과 아버지를 향해 기꺼이 보시 하신 것이다. 그 안에 예수의 참 평화와 자유가 마치 세상에 도장을 찍듯이 선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사실 주님의 기도를 노래하고 있노라면, 야! 하고 감동을 아니 받을 수가 없다. 왜 일까? 아버지의 나라가 묵상 안에서 현실화 되는 것을 보기에 그렇다. 나는 늘 주님의 기도를 묵상한다. 다 외우고 있는 내용이기에 언제 어디서나 꺼내어 볼 수 있고, 실제로 수많은 시간을 함께 살아와도 싫증나지 않는 것이 바로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이다. 더 놀라운 것은 같은 하늘나라를 가지고 기도를 하지만, 그때마다 느껴지는 맛과 색깔이 늘 다르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주님의 기도를 보석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그 좋은 기도를 묵상하지 않으랴. 그리고 이렇게 다정다감한 분, 하늘과 같이 넓은 분과 사귀지 않을 수 있으며, 그 분으로부터 가르침을 어찌 안 배울 수 있겠는가 말이다.


                                         

                                                          < 예수회 홈페이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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