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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45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9 조회수509 추천수7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45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미사전례 중에 성경을 듣고 말하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앙 상식으로도, 말씀 전례는 하느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자리에 앉은 다음, 잘 들으려는 마음이 있으면, 저절로 눈이 감기는 경험에 대하여는 앞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미사 시간에 우리가 듣는 것만으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미사 전에 몇 번이고 그날의 독서와 복음을 읽어 보고 묵상하는 준비가 꼭 필요합니다.


이렇게 미리 숙지한 내용이 미사 중에 말씀으로 선포될 때, 다른 감각을 담고 귀담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이런 준비만으로 습관적인 분심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더 기초적인 방법으로 봉독되는 말씀을 들으면서 눈으로 확인하고, 금붕어처럼 입으로 따라 읽어 머리와 마음에 전달하는 단계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초보자가 아니더라도 미리 독서와 복음의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분은 눈과 귀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수준이 어느 정도 능숙해지면 다른 감각은 점차 차단하고 귀만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귀로 들어온 내용을 자기 머리와 마음에서 새기는 수준까지 발전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독서나 복음의 기본적인 소프트웨어는 하느님의 말씀이 일단 귀로 들어와 머리에서 자기 갊으로 이해되고 마음에 보관하여 되새김질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말씀 전례는 독서와 복음뿐 아니라, 화답송과 복음 환호송도 있다는 점입니다.

화답송이나 복음 환호송은 귀로 기도하는 독서나 복음과는 달리, 눈과 입으로 기도합니다.

이렇게 듣고 말하는 대화의 과정으로 말씀 전례는 이루어집니다.

화답송이나 복음 환호송은 이미 섭취한 하느님 말씀을 내 삶의 언어로 드러내는 신앙적인 응답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봉독한 후,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하면서 주고받는 계응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정말로 하느님께 감사할 생각이 있거나 그리스도를 찬미할 생각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말씀 전례가 거행되는 동안 하느님의 말씀인 독서와 복음을 듣고, 화답하고 환호하는 영적인 전환이 반복됩니다.

따라서 귀에서 입으로, 또 입에서 귀로 자신을 전환하는 영적인 감각 반응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이런 훈련을 안 했기 때문에 화답송을 바칠 때, 화답송이 아닌 다른 주보 내용에 눈길을 주거나, 아예 귀찮아서 주보를 보지도 않고 딴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잘못된 소프트웨어는 미사 참례의 흐름을 망가뜨립니다.

화답송도 미사 전에 미리 독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사전 묵상이 필요한 기도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말씀이 내 삶이 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상태인지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편으로 바치게 되는 이 화답송은“내 심정을 그대로 표현했구나!”하는 공감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느낌이 없으면 앵무새나 진배없습니다.


복음 환호송을 바칠 때도,“에이! 별로 앉아 있지도 못했는데, 벌써 일어나야 하다니.....복음을 들으면서 조금만 서 있으면 또 앉을 수 있으니까, 이 정도는 참지 뭐!”하는 종류의 분심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예수께서 나에게 바로 말씀하시는 복음을 맞이하기 전에 그 말씀의 중추적인 내용을 내 입으로 먼저 노래함으로써 그분과 공감의 폭을 넓혀야 하는 것이 원래 복음 환호송의 목적입니다.

따라서 미사 전에 복음과 함께 복음 환호송을 함께 묵상하고 미사 중에 복음 환호송을 바칠 때 다시 떠올리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말씀 전례는, 어떤 형식을 통해 하느님 말씀이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으로 인격적인 나눔과 풍요를 체험하는 시간이 됩니다.

이런 작용이 내 안에서 제대로 일어날 때, 성경은 내 삶의 현실이 되고 내 삶에 독서와 복음이 담길 수 있습니다....♣†    


                     [ 성경은 내 삶의 소프트웨어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저희 본당 신부님 목소리와 너무 같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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