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03 조회수939 추천수11 반대(0) 신고
2007년 5월 3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Master, show us the Father, and that will be enough for us.”
(Jn.14.8)
 
제1독서 코린토 1서 15,1-8
복음 요한 14,6-14
 
지금 현재 계획하고 있는 하나의 일이 있습니다. 저로써는 처음 해보는 것이고 그래서 어떻게 일을 진행해야 할 지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계속되는 의심의 질문을 던져 봅니다.

‘내가 과연 이것을 잘 해 낼 수 있을까? 나의 선택이 올바른 것인가?’

문득 이 새벽 묵상 글을 처음 쓸 때를 떠올려 봅니다. 이대로 나가서는 신부로써 도저히 살 수 없겠다는 판단 아래, 시작하였던 새벽 묵상 글.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너무나도 힘들었지요. 매일 매일 묵상 글을 써서 인터넷에 올린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이 벌써 햇수로 7년째 계속되고 있으며, 이제는 이 묵상 글을 쓰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하기 바로 직전이 가장 연료가 많이 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비행기에서 연료가 가장 많이 들 때는 언제일까요? 맞습니다. 비행기 역시 출발하기 직전, 즉 활주로를 돌면서 이륙 준비를 할 때가 가장 연료가 많이 듭니다.

연료가 많이 든다는 것은 그때가 가장 많은 힘을 필요로 할 때이죠. 그런데 그 순간이 바로 출발하기 직전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들 삶 안에서도 어떤 시작의 순간이 가장 힘들었을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리들은 출발선상에서 항상 어려워하고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머뭇거리고, 갈팡질팡해하고, 이리저리 견주어 봅니다.

그런데 참으로 재미있는 것은 첫 시작만 어려웠을 뿐, 일단 시작을 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용기와 희망이라는 연료가 우리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 시작의 순간에 늘 갈등하고 고민하고 머뭇거린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필립보가 예수님께 이러한 질문을 던집니다.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하면서 갖게 되는 제자들의 머뭇거림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즉, 그들은 예수님께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을 던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머뭇거리지 말고 주님 당신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첫 시작이 항상 어렵고 힘든 법이라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주님을 따름 역시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네요. 비록 처음에는 주님을 믿고 따른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머뭇거림 없이 굳은 믿음으로 주님을 따를 때, 우리들은 주님께서 주시는 커다란 은총과 사랑의 선물을 받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생각만으로 시작하지 못했던 것을 오늘 당장 실천해 보세요.



시야를 넓혀라('행복한 동행' 중에서)



미국의 유명한 연설가 하르세 윌슨이 텍사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 일이다. 그는 친구 두 명과 함께 폐쇄된 철길에서 놀다가 누가 철로 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가장 멀리 가는지 시합하기로 했다. 하르세는 유난히 뚱뚱한 자크와 마른 체격의 필립을 번갈아 보며 생각했다.

'자크는 뚱뚱하니까 분명 몇 발자국도 못 가서 떨어지고 말거야.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필립이 문제인데... 어떻게 하면 필립을 이길 수 있을까?'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하르세와 필립은 몇 걸음도 못 가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그런데 뚱뚱한 자크는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계속 철로 위를 걸었다. 놀란 하르세는 자크에게 달려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그가 대답했다.

"잘 모르겠어. 난 너희들이 발 밑만 보고 걸을 때 그저 먼 곳을 바라보며 걸었을 뿐이야."

뚱뚱한 자크는 자신의 발 밑이 아닌 철로 위의 먼지점을 목표로 잡고 목표점만을 향해 걸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목표에 다다르면 더 먼 곳에 새로운 목표를 정하면서 걸었기 때문에 철로 위를 떨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하르세 윌슨은 훗날 어른이 돼 강연을 할 때면 이런 말을 자주 했다.

"나는 나무를 보며 걸었지요. 반면 그 친구는 숲을 보며 걸었고요. 거기에서 이미 승부는 결판이 났던 겁니다."

 

 

 

"Have I been with you for so long a time
and you still do not know me, Philip?

(Jn.14.9)

 

 

 

Crying in the Shadows - Vitalij Kupr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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