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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원한 길벗(道伴)" --- 2007.5.4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04 조회수512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5.4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사도13,26-33 요한14,1-6

                                                          

 

 

 

"영원한 길벗(道伴)"

 



신자들의 고백을 듣다 보면,

‘사는 것이 재미없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처음 호기심에 재미있게 읽던 책도

중반 넘어서는 뻔히 짐작되는 내용에

재미를 잃고 대충 책을 넘기듯,

우리의 삶이라는 책도

읽어갈수록 재미를 잃어가는 게 보편적 현실 같습니다.


바로 영성생활의 위기를 반영합니다.


단조롭게 반복되는 재미없는 삶이

우리를 타성에 젖게 하고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삶의 의미도 서서히 퇴색되어 가면서

소리없이 스며드는 불안과 두려움의 어둠입니다.


위기는 기회입니다.

 

비인간화의 추세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새삼 수도영성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하느님을 찾는 자가 수도자이며,

하느님을 찾는 일이 수도자의 일이라 합니다.

 

매일 수도자는 무엇인가 묻는 자가 수도자이며,

매일 새롭게 시작하는 자가 수도자라는 말도 있습니다.


수도자(修道者),

구도자(求道者),

공교롭게도 가운데

‘길’ ‘도(道)’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길을 닦는 재미로,

길을 찾는 재미로 살아가야 하는

영적 인간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 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주님의 길을 잃어,

주님의 길이 보이지 않아 산란해 지는 마음이요,

하느님과 부활하신 주님을 믿을 때

밝아지는 길눈에

선명히 나타나는 주님의 길이요 내적평화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우리의 모든 방황은

생명의 아버지께 가는

진리의 길이신 주님을 잃어버림으로 시작됩니다.

 

우리의 참 기쁨이자 재미는

하느님을 찾아 주님과 함께 길을 갈 때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길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고정불변의 객관적 길이 아니라,

믿음으로 주님을 찾는

길눈 밝은 자들에게만 나타나는 길입니다.

 

냉담으로 믿음 약해지면

시야에서 사라지는 주님의 길이기에,

날마다 새롭게 찾아야 하는 주님의 길입니다.


새삼 길벗, 도반(道伴)의 고마움을 깨닫게 됩니다.


혼자 가는 인생길 너무 외롭고 쓸쓸하기도 하여,

유혹도 많고 중도에 포기하기도 쉽고

길 잃어버릴 위험도 큽니다.

 

마라톤의 원리와 똑같습니다.

 

함께 어울려 뛸 때

동료 주자들의 격려에 힘입어

중도 포기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목적지까지 완주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함께 가는 길 벗,

길동무,

도반 있어 아버지께 가는 길 재미있습니다.


길벗과 함께

하느님을 찾아

주님의 길을 걷는 재미로 사는 우리들입니다.


이래서 주님을 찾는

도반들인 형제들이, 공동전례가 한없이 고맙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부활시키신 주님이

우리의 참 좋은 길벗입니다.

 

보이는 길벗들 다 사라져도

보이지 않아도 영원한 길벗,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신

부활하신 주님은 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오늘도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 삶의 이정표와도 같은 미사를 통해

하루의 길을 환히 밝혀주시고,

친히 우리의 길벗이 되고자 오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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