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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61) 아름다운 낭비, 사랑 / 김충수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07 조회수784 추천수4 반대(0) 신고

 

 

 

 

5월 첫째주 부활 제5주일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

 다." (요한 13,31-33. 34-35)

 

 

 

                 아름다운 낭비, 사랑 

 

 

                                                     글쓴이 : 서울 여의도성당 김충수 신부님

 

 

 

'사랑' 하면 너무나 흔하지만 너무나 고귀한 단어다.

그런데 진짜 사랑을 제대로 실천도 못해보았고, 또 경험도 못해봤다는 것이 나의 비극이다.

그러나 '사랑' 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몇 년 전 일본에 유학 갔다가 도쿄 전철역 구내에서 술에 취한 일본인을 구하려고 철로로 뛰어들어 목숨을 잃은 한국인 대학생이 생각난다.

비극의 주인공 이수현은 어떻게 철로로 뛰어들 수 있었을까.

 

또  17년 전 여름 물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고 자기는 죽은 수원 가톨릭대학장 배문한 신부도 생각난다. 참으로 가상한 사랑의 실천자들이었다.

 

 

 

반면에 <빙점>의 저자 미우라 아야꼬가 <빛 속에서>라는 책에 쓴 이야기도 생각난다.

어느 날 밤 두 연인이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인적이 드문 어느 산길에서 갑자기 불량배 세 명을 만났다.

청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하는 여자와 차를 놔두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줄행랑을 쳤다.

 

청년은 그날 밤에도 차 안에서 "죽도록 사랑한다." 고 속삭였을 것이다.

과연 이것이 죽도록 사랑하는 행위였느냐고 묻고 싶다.

 

 

어느 등산가 두 명이 눈보라치는 산길을 걷다가 눈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목숨이 붙어있는 그를 한 사람은 업고 가자고 했고, 다른 한 사람은 그러다가 셋 다 죽을지도 모르니 그냥 놔두고 가자고 했다.

의견일치가 안되어 그냥 놔두고 가자고 한 사람은 먼저 가버렸고, 업고 가자고 한 사람은 실신한 사람을 둘러업었다.

 

자기 몸 하나도 추스르기가 힘든데 실신한 사람까지 업고 걷자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온몸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끙끙거리며 가다보니 또 한 사람이 쓰러져있었다.

가서 살펴보니 먼저 간 친구였다.

꽁꽁 얼어서 죽어있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혼자 살겠다고 먼저 간 사람은 죽고 함께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업고 가던 사람은 살아있으니......

땀이 날 정도로 몸에 열이 나니 그 추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마태 10,39)

 

 

착한 사마리아사람은 예리코로 내려가던 길에 강도 맞아 쓰러져있는 사람을 만났다.

원수지간이나 다름없는 유다인이었다.

그는 즉시 나귀에서 내려 기름과 포도주로 상처를 응급처치해주고

나귀에 태워 여관으로 데려가 밤새 돌봐주었다.

다음날 여관주인에게 환자 좀 잘 돌봐달라고 돈까지 주고 갔다.

같은 사마리아사람이 보았으면 미쳤다고 했을 것이다.

 

그렇다!

남이 보면 미쳤다고밖에 볼 수 없는 것,

시간과 정성과 물질을 낭비하는 것,

그것이 사랑인가 보다.

 

 

 

           ㅡ출처 : 가톨릭 다이제스트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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