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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먹고 먹히는 관계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08 조회수1,026 추천수12 반대(0) 신고

 

 

『참된 양식, 참된 음료에 대한 묵상』
황 미숙 소피아 글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52-59

 

그때에 유다인들이 52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자기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먹고 먹히는 관계 하면
흔히 동물의 세계나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논리를 떠올린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내 피와 살을 먹으라고 하시며
우리에게 친히 먹히시겠다고 공언하신다.

 

 

이 말씀을 유대인들은 육적으로 받아들여
예수님께서
약간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자기들끼리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주님의 말씀은 영(靈)이며 생명이시다.

 

 

영화 「얼라이브(Alive)」에서는

조난당한 비행기 탑승객들이
보이라는 것이라곤 눈밖에 없는 산꼭대기에서
살아남으려고 사고로 숨진

다른 사람들의 살을 먹으며 구조를 기다린다.

 

 

냉동 상태가 된 친구나 부모 그리고 이웃들의 시체가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겐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양식으로
만일 시신의 살을 먹지 않으면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영화 대사 중에
살기 위해 죽은 사람들의 시신을 먹는 행위는
잔인하고도 비인간적인 행위가 아니라
바로 성찬식이 아니겠느냐고 한 구절이 오래도록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우리도 살기 위해 식사를 하고
영혼의 배를 채우려고
고단위 종합 영양제인 예수님의 말씀을 먹고
성체를 받아 모신다.

 

 

주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먹히는 존재가 되었듯이
너희도 너희의 살을 이웃에게 내주고
또 이웃이 주는 살을 받아먹는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가 되라고 말씀하신다.

 

 

그렇다고 내 살을 돼지 삼겹살이나 꽃등심처럼
칼로 뚝 베어 이웃에게
요리해 드시라고 내 놓아선 안 되리라...ㅎㅎ

 

 

나는 돼지 삼겹살 구워 먹는 걸 무척 즐긴다.
노릇노릇 구워 낸 삼겹살을 상추에 얹어
마늘.파채.쌈장.새우젖.양파 등을 곁들여
한입 가득 푸짐히 먹으면
영양도 만점, 기분도 만점, 맛도 만점이다.
거기에 가볍게 분위기 + 소화제로
과일주를 딱 한 잔 마시면 정말 그만이다.*^^*

 

 

돼지는 우리 인간들에게
영양가 높고 맛있는 살코기를 제공한다.
예수님 또한,
우리에게 가장 맛있고 영양가 으뜸인
당신의 살코기를 친히 제공해 주시며
다양한 요리법으로
너와 네 이웃이 맛있게 요리해 먹으라고 하신다.
더구나 공짜로
한 점 미련 없이 당신의 살코기를 뚝 베어 주신다.

 

 

살아~살아~내 살~~아~
누가 내 살 좀 가져가주~!
요즘은 살에 대한 전쟁이라니
왠수 같은 살이라니
살을 빼기 위한 처절하고도(?) 기발한(?) 온갖 비법을
밤낮으로 광고해 댄다.
심지어 간질 약을 살 빼는 약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들었다.

 

 

나는 원래
숫자 감각과 운동 신경이 좀 둔하고 더딘 편인데,
금전 절약, 시간 절약에다
운동에 대한 심적인 부담도 없는
"평소 걷기 운동"을 즐긴 결과
비만이나 성인병 걱정은 아직 없다.

 

 

예수님의 참살은
인공 조미료가 가미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맛으로
처음엔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별맛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곰국처럼 깊은맛과
꿀처럼 달콤한 맛이 우러나온다

 

 

살에도 종류가 있다.
예수님처럼 참살이 있는가 하면
건강을 해치고 외형적으로 부담스러운
풋살이나 퉁퉁 부은 비만 살이 있다.
풋살이나 비만 살을 빼면
공중으로 분해되어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예수님의 참살에 맛 들이고
이웃에게 예수님의 참살을 주라!

 

 

예수님의 참살이라면
바로 성경읽기와 묵상, 가톨릭 교회 교리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서, 미사성제와 기도,
봉사, 영적 독서 등등이 아니겠는가?
예수님의 참살을 섭취하기에도 바쁘고
다 먹고 소화시키기도 벅찰진대
검증되지도 않은 식품들을 무분별하게 먹고
배탈이 나서야 되겠는가?

 

 

예수님의 참살을 잘 섭취하고 잘 소화시키면
내 살도 자연스럽게 참살이 될 것이지만
영양가도 없으면서 화학조미료 등으로
우리의 입맛과 눈을 유혹하는
불량 식품 등을 많이 섭취하면
풋살 혹은 퉁퉁 부은 비만 살이 되고 만다.

 

 

내가 주는 참살로 너의 영혼을 살찌우고
이웃과 세상에 나 예수의 참살을 주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예수님이 내게 당신의 살과 피를 주실 수 있었던 건
나를 너무도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누가 나를 위해 죽을 수 있겠는가?
누가 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는가?

 

 

유명 인사나 성인(聖人)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나를 위해
누가 들러리를 서주고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가?

 

 

잘나지도 않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나지만
예수님은 나를 알아주시고
나를 위해 돌아가셨다.

 

 

그분께서 내게
무엇이 아까워 감추어 두시고 내놓지 않으실 게 있겠는가?

 

 

"사랑하는 소피아, 먹어라!" 하고
남김없이 당신의 살과 피 목숨까지 내 놓으신다.
Thank you, 정육점 아저씨 예수님!

 

 

표현이 좀 원초적이고 와일드하지만
우리는 모두 먹고 먹히는 관계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세상살이나 신앙생활은
홀로 영위해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나를 먹여 주신 주님과 무수히 많은 은인이 계셔
영양실조나 기아로 사망하지 않고
이 좋은 세상을 보면서 건강하게 살고 있으니
예수님의 참살에 감사드립니다.

 

 

또,
맛은 별로 없고 양질의 살코기도 아니지만
살아~~살아~~ 내 살아~~~
내 살을 기꺼이 맛나게 먹어 주신 은인들이 계셔
나도 기쁘게 내 존재의 역할을 확인하며
함께 공생(共生) 공존(共存)하고 있다.

 

 

주님,
오늘도 당신의 참살을 잘 먹고 잘 소화시켜
저도 참살이 통통 쪄서
이웃에게 푸짐하게 한 접시 내놓겠습니다.

 

 

오늘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양질의 살코기로 우리를 키워 주신
정육점 아저씨 예수님과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모든 눈이 당신께 바라고
당신께서는 그들에게 먹을 것을 제때에 주십니다. 
당신의 손을 벌리시어
모든 생물을 호의로 배불리십니다."
<시편 145, 15-16> 

   Thanksgiving, 조지 윈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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