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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주는 평화는 다르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08 조회수850 추천수7 반대(0) 신고

 

<내가 주는 평화는 다르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내가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과 아버지께서 명령하신 대로 내가 한다는 것을 세상이 알아야 한다.” (요한 14.27-31)



  우리는 주님이 주시는 평화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잊을 때가 많습니다. 어떤 이는 그런 평화가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르고 삽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고 말씀하시며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야 말로 참 평화라는 것을 기억해야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성서 못자리 공부를 하시는 교우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올해 쉰둘 되는데 젊어서 소위 술상무로 회사에 충실히 일하다가 그만 알코올 중독에 걸려 오랜 기간 고생하셨던 분입니다. 우리나라 사회 활동과 직장생활이 지나치게 술 접대 문화에 기울어 많은 남성분들이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게 됩니다. 일인당 술 소비가 세계에서 2위라는 불명예가 부끄럽기만 합니다.


  막상 회사를 위해 일하다가 접대 술로 인해 건강을 잃었어도 그 회사는 권고사직이라는 불명예만을 안겨 주었습니다. 한 동안 냉정하고 모진 사회에 대해 원망과 자책에 빠져 심신이 황폐해져 버렸습니다. 그러다가 한때 알코올 중독자이셨던 허근 신부님께서 단주모임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열심히 그 모임에 나가게 되고 나서 생각이 많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신앙을 통해 점차로 새 사람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동안 단주 모임에 다니면서도 술로 인해 많은 유혹과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제는 모두 이겨내고 새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또 입원치료를 통해 건강이 회복 되어 지금은 주유소 책임자로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허근 신부님께서 운영하는 금주 모임에서 봉사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교리 신학원 과정도 이수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주유소에서 알게 된 젊은 총각아이를 믿고 적잖은 돈을 빌려 주었다가 그만 사기를 당하고 말았답니다. 그 친구는 잠적해 버리면 찾아 낼 수 없을 것이라 여기고 핸드폰도 없애가며 수개월 동안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 형제님은 철석 같이 믿었는데 속았다는 배신감에 치를 떨었습니다. 자기를 찾아 내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겠지만 갖은 수소문 끝에 용케 찾아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찾아내고 보니 쪽방에서 거지꼴을 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빌려간 돈은 다 써 버리고 고시원 방세만 몇 개월 치가 밀려 있었습니다.


  숨어 지내다 보니 어디 일자리도 구할 수 없었고, 골방에 쓰러져 지내 무기력한 생활이 몸에 붙어 병색만 가득했습니다. 그를 찾아내서 혼줄 내어 돈을 되찾으려 했었지만 그를 본 순간 그런 미움과 원망은 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 애가 어둔 방구석에서 벌레처럼 살아가는 것이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이 형제님은 이 젊은 애를 본 순간 병원서 아무 희망도 없어 황폐해진 온몸을 떨어가며 지냈던 자기 옛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이 젊은이를 구렁텅이에서 구해 주라는 어떤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사기 친 돈을 받기는커녕 그동안 밀린 방세를 대신 내주고 억지로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푹푹 썩어 쉰내가 진동하는 애를 이끌고 같이 목욕도 했습니다. 여러 날 굶어 비쩍 마른 그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 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람은 돈을 위해서 살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사는 것이 보람이라고 충고 하였습니다.


  그를 위해 신원 보증을 서 가며 잘 아는 주유소에도 취직 시켰습니다. 이제 그는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조금씩 빚진 것을 갚고 있답니다.


  이 형제님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합니다. 그를 받아들임으로써 그를 찾아 헤맬 때 자기 마음에서 치솟았던 증오가 모두 사라지고 마음의 평화가 찾아 왔다고 합니다. 그 젊은이도 새 사람으로 탄생하는 계기가 되어 성당에 따라 다니게 되었고 대자가 되었답니다.


 한 사람을 구렁텅이에서 건져내는 용서의 손길이야말로 그리스도께서 남기고 가신 참 평화가 주시는 은총입니다.  아멘.


  추신; 이런 내용의 글을 기꺼이 발표하게 허락하신 형제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A love so beautiful
In every way
A love so beautiful
We let it slip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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