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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은 참 포도나무, 우리는 가지들-----2007.5.9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09 조회수773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5.9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사도15,1-6 요한15,1-8

 

 

 

 

                                         

"주님은 참 포도나무, 우리는 가지들"

 



식자우환(識字憂患)이란,

아는 것이 병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진정한 앎은 치유와 구원입니다.

아는 것이 힘이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대부분은 몰라서, 무식(無識)해서 무리(無理)해서

병이 나고 병을 앓는 것입니다.

 

어제 한국 베네딕도 수도자 모임에서

중세기의 신비가, 분도회의 힐데가르드 수녀의

영성 강의를 들으면서 퍼뜩 떠올랐던 생각들입니다.


무지(無知)의 병입니다.

 

불가에서의 탐(貪), 진(瞋), 치(痴).

즉 탐욕, 화냄, 어리석음이라는 삼독(三毒)도

무지의 인간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바로 이것들이 마음의 눈을 가려버려

여기서 생기는 온갖 질병들입니다.

 

그래서 성경의 잠언과 지혜서에서

그리도 지혜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앎이 지혜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갈 때

탐, 진, 치의 삼독도 눈 녹듯 사라져

치유와 구원이요 자유로운 삶입니다.

 

불가에서의 고(苦), 집(集), 멸(滅), 도(道)의

사성제(四聖蹄)의 진리가

그대로 우리에게도 적용됩니다.

 

세상 고통의 원인인 집착을 없앨 때

열반의 도에 이른다는 불교의 구원관인데,

이를 뒤집어 도(道) 자체이신 하느님을 알게 될 때

저절로 고통의 원인인 집착은 사라져

무욕(無慾)의 삶에

치유와 구원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말씀드린

깨달음을 통한 치유와 변화도 같은 맥락입니다.


안다고 하지만

대부분 모르는 것들이 대부분이 아닙니까?
당연히 안다고 생각되는 진리도

새삼스런 깨달음의 앎으로 다가오는 경우 얼마나 많습니까?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체험으로 아는 체험적 지혜가,

깨달아 앎이 참으로 치유이자 구원입니다.

 

사실 오늘 복음 말씀,

체험적으로 깨닫는 다면 그대로 치유요 구원이요 자유입니다.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구원의 진리 말씀입니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절대적 독립의 존재인 인간으로 여기는 것,

똑똑해 보이지만 엄청난 착각이요 무지의 어리석음입니다.

모두가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는

관계 안에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주 예수님이 포도나무라면 우리는 가지들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머물러야

주님의 제자가 되고

많은 열매를 맺어 하느님께 영광이 됩니다.


주님 없이는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합니다.

잘려나간 가지들의 비유가 아주 적절합니다.

 

하여 제가 강조하는 것은 딱 두 가지

‘하느님 믿음’과 ‘건강’입니다.

 

이 둘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참 포도나무 주님께 믿음으로 꼭 붙어 있어야

자연스럽게 뒤 따르는 그 가지들인 우리의 건강입니다.

 

하여 하느님 믿음의 끈을 꼭 잡고 살라고 권합니다.

 

어느 사랑에 빠진 자매의 고백도 생각납니다.

저 역시

예전에 잠시 겪었던 체험이라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 분과의 만남이 저의 전부입니다.

  그분 빼놓고는 의미 있는 것은,

  재미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 분이 없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열병과도, 중독과도 같은 아주 위태한 사람과의 사랑입니다.

그러나 아주 중요한 진리가 계시되고 있습니다.

그분 대신에 하느님을 넣어보는 것입니다

.

바로 수도자들이,

열심한 신자들이 절감하는 진리입니다.

하느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깊은 깨달음의 사랑이 있을 때 이런 사랑,

저런 사랑에 휘둘리지 않고 비로소 자유롭고 건강한,

절제 있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참 포도나무요 우리는 가지들입니다.

바로 이 진리를 온 몸과 마음으로 깨닫고 알아서

성체성사에 참여할 때

치유요 구원의 기적입니다.

 

이런 진리를 몰라서

어둠 속에 방황이요 혼란하고 무질서한 삶입니다.

 

여기서 파생되는 온갖 마음과 육신의 질병들입니다.
또 함께 마음을 열고 나눌 때 계시되는 진리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에서 보다시피,

할례를 받아야 구원 받을 수 있기에

할례를 베풀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고 해야 한다는

극성파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의 문제 제기에

사도들과 원로들은

이 문제를 검토하려고 모였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리스도의 지체들인 형제들의 모임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이요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주님과 나의 관계를 깊이 깨달아 알 때

치유요 구원입니다.
주님이 포도나무라면 우리는 가지들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치유와 구원에 참 평화와 자유의 삶입니다.

우리의 삶도 풍성한 열매를 맺습니다.

 

주님을 떠나선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살아있다고 하나 실상은 죽은 삶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과의 일치 중에

생명 넘치는 가지들로 자라나는 우리들입니다.

 

오월의 무성한 신록의 나무들이

주님은 나무요

우리 모두는 주님 나무에 붙어 살아가는

가지들이라는 진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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