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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55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10 조회수922 추천수9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55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헌금과 봉헌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우리의 봉헌 괴리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사 중 봉헌시간에 전례 행위를 통하여 하느님께 나를 봉헌하는 훈련과 반성, 그리고 치유의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우리가 헌금을 할 때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옛날에 주머니나 바구니를 돌리던 시절에 할아버지, 할머니 신자들이 연보[헌금]하시는 것을 보면, 하다못해 1원짜리 지폐를 봉헌하더라도 전날 저녁이나 주일 아침에 공심재[空心齋]를 지키면서 숯불다리미로 다리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느님께 봉헌하는 돈이고 나를 담아서 봉헌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진 돈 중에 가장 깨끗한 것을 골라 다림질하는 정성까지 담았던 것입니다.


이런 공을 들이면 헌금에 쓰일 돈은 단순한 돈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사실 얼마를 봉헌하느냐 하는 액수의 문제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배워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은 하느님께 죄로 물든 나를 어떻게 하면 소중하게 담아서 봉헌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봉헌하러 나오는 자세 역시 중요합니다.

어떤 분들을 보면 나올 때부터 들어갈 때까지 건들거리면서 어슬렁거리시기도 하고, 어떤 분은 활갯짓을 하면서 씩씩하게 걸어 다니시는데 별로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봉헌하기에 부당한 자신을 하느님께서 받아주시는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자세는 어떻게 하든지 피해야 하겠습니다.


원칙적으로 합장을 하는 것이 좋지만. 어찌 됐건 간에 두 손을 모아야합니다.

그리고 하느님 면전에 나오는 것이므로 옷차림이나 몸가짐, 걸음걸이도 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오면서 서로 인사를 주고받거나 여자한테 윙크까지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전에 저도 그런 적이 있지만, 이것은 경건하게 미사 참례하는 자세도 아니고 예의에 어긋납니다.


제단 앞에 봉헌하러 나왔을 때 보통 소절[가슴 위만 굽혀서 절을 하는 기본 예절]을 하면서 나를 받아주시는 하느님께 경의를 표하는데, 어떤 분은 제대나 감실을 보고 인사 하기도하고, 십자가에 인사하기도하고, 심지어 사제에게 인사하거나 헌금 통에 깍듯하게 절을 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어디에 인사하는 것이 옳으냐 하고 따지다 보면 더 중요한 문제가 빠져버리기 쉽습니다.


그것은 인사 안에 담겨야 하는 기도 내용입니다.

주로 봉헌 성가의 가사와 비슷하면 됩니다.

‘주님, 나를 봉헌하나이다.’

‘나를 바치나이다.’

‘나를 받아주십시오.’

하는 기도가 우리 머리와 마음속에 가득히 채워져 있으면 됩니다.

십자가에 달리시어 당신을 성부께 봉헌하신 예수를 본받아 이제는 나를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저 아무 생각이 없거나 분심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앞사람을 따라서 줄지어 나와서 거지에게“예T다 받아라.”하고 던져주듯이 헌금하고, 대충 아무데나 앞쪽으로 꾸벅 절하고 두리번거리며 자기 자리에 돌아가 털썩 앉곤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이런 모습은 성의 없어 보입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는 깜박 잊고 돈을 가져오지 않았을 때는 제대 앞에 나오는 것을 부끄러워합니다.

그러나 신자들이 행렬을 하면서 제대 앞까지 나오는 이유는 나를 하느님께 봉헌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돈이 없더라도 제대 앞에 나와서“주님, 부당한 죄인이지만, 저를 이 미사의 제물로 봉헌하나이다.”하고 성경에 나오는 과부처럼 봉헌한다면 거금을 봉헌하고 우쭐거리는 부자 바리사이보다 낫습니다.

이렇게 나를 제대 위에 올려놓는 행동은 떳떳할 수 있어야합니다.

헌금 통 앞에 나와 헌금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사실은 더 이상한 것입니다.

그 사람은 자신을 봉헌하러 나왔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잠깐 나온 내용이지만 이런 봉헌의 흐름에서 우리가ㅡ꼭 수행해야 하는 소프트웨어는 제대 위에 빵과 포도주에 나를 제물로 담는 일입니다.

따라서 제대 앞에 나와서 봉헌하고 자리에 돌아간 후에도, 마음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감각이 제대 위에 내 알맹이가 들어있는 빵과 포도주로 집중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일종의‘영적인 끈’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마음이 긍정적인 의미에서‘콩 밭’즉 제대 위에 가 있어야합니다.

이런 소프트웨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미사의  제물로 빵과 포도주를 봉헌 하는 일은 사제의 몫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물론 빵과 포도주가 신자들의 자리에서 잘 보이지도 않고, 예물준비 기도에 나를 담는 훈련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라나 자신을 이 미사의 제물로 바친다는 생각과 의지가 봉헌 시간의 성격과 성패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많은 신자가 제대 가까이 앉는 것을 피하고 한 구석에 기둥 뒤에 숨어서 미사 참례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런 위치에서 자기 자신을 봉헌할 수 없다면, 마땅한 자리를 찾아 이동해야 합니다.

사소해 보여도 이런 모습을 통하여 미사의 봉헌 시간에 얼마나 예의바른 자세로 나를 하느님께 봉헌했는지 판가름이 납니다........♣†


   [56회: 예물 준비기도 로 이어 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정성어린 우리 제물 / 가톨릭 성가 217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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