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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58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14 조회수781 추천수9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58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감사기도에 대한 짧은 묵상 .-

 지난 장에서 우리가 살펴본 미사의 봉헌은 내 삶과 인격을 빵과 포도주에 담아 헌금으로 표현하는 예절입니다.


봉헌이 완성되려면 삶의 봉헌과 미사의 봉헌이 일치되어야 합니다.

이런 흐름을 탈 때, 우리는 이어지는 감사송에서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지향하는 방향에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온전한 감사를 미사에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선 내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 내 삶의 변화 - 

이제 성변화[聖變化]에 대하여 공부하기 시작하면서‘내 삶의 변화’라는 주제를 우선 묵상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부모나 학교에서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나 명예와 권력보다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배웠습니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똑똑하거나 능력 있는 잘난 사람이 되는 것보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하는 내용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면서 컸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아이들에게도“사람답게 살아라, 정직해라, 착하게 살아야 한다.”하고 우리가 자랄 때 배운 가치관을 그대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과 결혼을 하고 세상에서 아등바등 살다가 보면 현실이라는 거대한 벽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여태까지 배워왔고 가르치고 있는 가치관과 정반대의 성황에 놓여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차별적이고 힘의 논리가 횡행하는 세상에서는 “착한 것이 밥 먹여 주냐! 속고 속이는 것이 세상이야~!”하는 생각이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느껴집니다.

이렇게 사람을 부속 쪼가리로 보는 기능적인 사회에서는 착한 사람은 오히려 무능하게 보이고  실제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어릴 때 가졌던 생각이 차츰 바뀌어 갑니다.

직장을 선택하거나 결혼 상대를 고를 때에도 비슷한 변화가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점점 인간다움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가야 하는데, 세상은 우리가 그것을 깨닫지 못하게 방해합니다.

요즘 나라의 안과 밖으로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매스컴에서는 매일 떠들어 댑니다.


우리 삶을 힘들게 하는 사건은 언제나 우리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세상이 어려울수록 힘의 논리가 기승을 부립니다.

그러나 세상은 원래 그런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힘들고 거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알게 모르게 인간적인 따뜻함이나 여러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일입니다.

그 대신 서로 물어뜯는 동물의 세계와 같은 모습을 사람이 사는 것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이렇게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이 죄악 가득한 세상에 적응하게 되면, 돈이나 권력만이 나에게 행복과 평화를 가져다주고 사랑이나 가정의 화목도 이루어 준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특히 괴롭고 힘들 때에는 이런 관념들이 더 위력을 발휘해서 경제적인 논리와 살아남기 위한 변명들로 내 인격을 점점 약삭빠르게 만듭니다.

자녀에게 줄 용돈을 셀 때, 손을 떨면서“세상에서 돈이 전부는 아니다.”하고 자녀에게 훈계하는 일은 괴롭지만 우스운 일입니다.


내 삶이 점차 각박해 지고 스스로 망가져 가는 모습을 이따금 발견하게 되지만, 현실적으로 급하다고 생각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 치어서 손쓸 겨를 없이 묻혀버리곤 합니다.

신앙인이라고 하기 전에 우리가 짐승처럼 살 수 없는 사람이라면, 세파에 시달릴수록 사람다움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 내 삶이 성변화[聖變化]해야 할 필요성.- 


그래서 가끔 내 삶이 지금까지 어떻게 변해 왔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인간성 상실, 비인간화를 막기 위해서 거룩하게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해도 거룩한 변화의 근거를 내 삶에서 찾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 이유입니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하는 사람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지만, 이 모든 것의 토대를 이루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을 닮아 거룩한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또 우리가 하느님을 “전지전능 하시다.무소부재[無所不在]하시다. 또는 사랑이시다.”하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이것이 하느님의 거룩함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거룩함에 대한 신앙은 우리가 인간다움을 회복하려는 노력의 에너지가 됩니다.

잠시라도 책읽기를 멈추고 내 삶이 거룩하게 변화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 반대로 변화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판단할 수 있는 재료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당신은 주일을 거룩한 날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미사 참례 빨리 끝내고 노는 일요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판단하면 자기의 수준이 파악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 중에‘성변화[聖變化]에 주목해야 합니다.


성변화[聖變化]는 단순히 우리 죄인이 범접할 수 없는 거룩하신 예수께서 미사에 오시어 제대 위에서 당신 홀로 거룩하게 변화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내 삶과 인격이 거룩하게 예수님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우리 가톨릭신자는 미사에 온전히 참례하여 예수님을 따라 거룩하게 변화하여, 세상과 현실이 나를 속일지라도 망가지지 않고, ‘사람’으로 이 세상에서 버틸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해야 합니다........♣†


   [59회: 감사송과 거룩하시도다.로 이어 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주여 당신 종이 여기: 가톨릭 성가 218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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