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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난해 오늘의 내 '가족메일'에는...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14 조회수774 추천수3 반대(0) 신고

                             지난해 오늘의 내 '가족메일'에는...

 




※일 년 전 오늘(2006년 5월 14일) 30여 명의 피붙이·겨레붙이·인연붙이들에게 보낸 '가족 메일'을 내 홈피 '가족공동체' 방에 올리는 일을 하면서 일 년 전 오늘의 삶을 살펴보니, 우리 태안 성당 주임 신부님의 '영명축일' 행사 관련 이야기가 있네요.

어제 영명축일 행사에서 제가 신부님께 드렸던 축사를 오늘 '굿 뉴스' 게시판에 소개하고 보니, 지난해 오늘의 신부님 영명축일 행사 관련 부분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혹 참고가 되실 분도 계실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올려봅니다.
  


제목 어머니 수호 성인상 봉헌/어머니 미국 방문 계획  

†. 사랑·평화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상쾌한 주일 아침일세. 쾌청한 하늘이 절로 상쾌한 마음을 갖게 하네. 아름다운 계절(성모 의 달) 5월의 한중간일세. 다시 한번 미국 배 서방의 건강을 기원하며 이 편지를 쓰네.  

★신부님 영명 축일 축하 행사

오늘(부활 제5주일) 우리 본당에서는 교중미사 후에 구본국(베난시오) 주임 신부님의 영명축일 축하 행사를 갖네. 원래 축일은 18일인데, 관례대로 직전 주일인 오늘 축하 행사를 갖는 것이네.

우리 가족은 영적 예물(미사 참례와 갖가지 기도)은 미리 메모지에 적어서 봉헌했고, 물적 예물로는 내가 5만원을 내고 어머니가 5만원을 보태고 해서 10만원을 준비했네. 그리고 마누라가 종기 접기 기술을 발휘하여 아주 예쁘게 만든 지갑에다가 축하 메시지를 적은 한지와 함께 넣어서 어머니가 드리기로 했네.

2003년 2월 우리 본당에 오신 후 몇 년 동안 성전 건립이라는 대 역사 속에서 신자 개개인의 '내적 성전' 쪽에도 심혈을 기울이시어 대전교구 2년 연속 모범본당 달성이라는 위업을 이룩하셨지만, 반면에 심신이 너무도 지친 상태이신 신부님을 생각하면서 성심껏 준비를 했네. 적은 금액이어서 죄송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금액보다는 정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도 하면서….

해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천주교 사제들은 영명축일 행사 때 받으시는 물적 예물을 모두 신자들을 위해서 쓰시기 때문에, 내가 신부님께 드리는 물적 선물은 결국 우리 신앙 공동체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 육신의 생일을 버리고 영명 축일을 생일로 지내시는 천주교 사제들에 대한 존경심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것이기도 하고….

참고로 우리 본당 신부님의 수호 성인이신 베난시오 성인에 관한 사항을 기록해 보겠네.

성인명: 베난시오(Venantius) / 축일: 5월 18일 / 신분: 소년, 순교자 / 활동지역: 카메리노(Camerino) / 활동연도: +250년경 / 같은 이름: 베난시우스, 베난씨오, 베난씨우스, 베난티오, 베난티우스  

카메리노의 성 베난티우스(또는 베난시오)의 생애는 거의 알려진 바 없으나, 전설에 의하면 그는 약 17세경 데키우스 황제의 박해 때 이탈리아 안코나(Ancona) 부근 카메리노에서 순교하였다. 그의 유해는 오늘날 그곳에서 발견되었다. 그는 신앙 때문에 박해자에게 끌려갔을 때 불과 연기에 그을리는 형벌을 비롯하여, 이빨이 모두 빠지고 턱이 부서지는 등 갖가지 참혹한 고문을 받다가 끝내는 참수 치명하였다고 전해온다. 그가 죽자마자 그를 재판했던 두 재판관이 급사했고, 그 지방에는 지진이 심하게 일어나 모두 성 베난티우스를 성인으로 공경하였다고 한다.

이전에 카메리노의 주교였던 교황 클레멘스 10세(Clemens X)는 성 베난티우스에 대한 특별한 신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축일을 격상시키고 또 성인의 축일 성무일도에 적합한 찬미가를 작곡하기도 하였다. 성 베난티우스는 현재 카메리노의 수호성인이다.
  
★성 안나 상 봉헌 결심

우리 본당 신부님의 영명 축일을 앞두고, 본당 성전 건축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시는, 너무도 노고가 크신 신부님께 드릴 선물 한가지를 생각했네. '신부님께 드리는 선물'이라는 표현이 조금은 부적절하고, 그게 결국은 내 신앙생활과 영성을 위한 것이지만…. 새 성전에 어머니의 이름으로 어머니의 수호 성인이신 '안나' 성녀상을 봉헌하기로 했네.

얼마 전에 규왕아배가 내 권유를 받아들여 규왕엄마의 수호 성인이신 '요안나' 성녀상을 봉헌하기로 결심했을 때 나도 아버님의 수호 성인이신 '안셀모' 성인상을 봉헌하기로 했다는 얘기는 지난 4월 1일 편지에 자세히 기록했네.  

그런데 나는 그 후 내심 갈등을 겪지 않을 수 없었네. 우리 태안 본당의 최초 신자이시고 초창기 최고 공로자이신 아버님의 수호 성인상만 봉헌하고 역시 같은 비중을 지니신 우리 어머니의 수호 성녀상은 봉헌하지 않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정말 고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네. 성인상 하나 값이 300만원이니 그 경제적 부담이 앞으로 오랜 세월 여러 가지 난제를 안고 살아야 하는 나로서는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네. 아버님 수호 성인상도 현재 100만원만 내고 200만원이 남은 상황에서 어머니 수호 성인상을 또 봉헌한다면 500만원을 연말까지 납부해야 하는데, 정말 내게는 쉬운 문제가 아니었네.

그러나 우리 집 거실의 진열장 안에 모셔져 있는 여러 개 '기념패'들 중에서 지난 2004년 11월 14일, 태안 본당 40주년 기념행사 때 어머니가 유흥식 라자로 주교님으로부터 받으신(수여자 이름은 구본국 베난시오 신부님) '태안천주교회 최장기 신앙생활자' 기념패를 보면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네.

  그래서 어제 아침식사 자리에서 발표를 하고(어머니와 마누라가 무척 기뻐하며 내게 감사하더군), 아침에 신부님께 전화로 말씀을 드렸네. 아버님의 수호 성인 안셀모 상과 어머니의 수호 성인 안나 상을 나란히 배치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또 안나 상 옆에 규왕엄마의 수호 성인 요안나 상을 배치해 달라는 부탁도 했고…. 그래서 어제 토요일 오후에 인쇄된 이번 주 본당 주보에 '성상 추가 봉헌―최오채(안나)'라는 공지가 게재되었네.  

이로써 우리 가족은 이미 지난해 납부한 새 성전 기둥 값 1천만원, 안셀모 성인상과 안나 성녀상 합 600만원, 1999년부터 매월 5만원씩 납부해오고 있는 건립 기금, 그리고 종(鍾)값 등 이런저런 모금에 참여한 것까지 다 합하면 새 성전 건립 사업에 2천만원이 훨씬 넘는 금액을 하느님께 봉헌한 셈일세. 재산이 없는(겨우 장만한 32평 아파트 한 채와 전에 살던 23평 연립주택 한 채가 재산의 전부인)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일세.      

그런데 새 성전 바닥에 깔 이태리제 최고급 대리석 한 장 값이 10만원인데, 전 신자가 한 장씩 봉헌을 해야 한다고 하네. 또 성당 의자도 하나 값이 10만원인데, 의자는 가정당 하나씩 봉헌을 해야 한다고 하네. 그러면 다섯 식구인 우리 집은 50+10=60만원을 봉헌해야 하는데, 세 식구인 규왕이네 몫 40만원도 내가 내야 하지 않을까 싶네. 신앙 생활을 기피하고 사는 규왕아배에게 그 얘기를 하기는 미안해서…. 규왕아배가 규왕엄마 이름으로 요안나 상 300만원을 봉헌하기로 한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아무튼 내년 2월에 만기가 되어 400만원을 타게 되는 적금이 하나 있는데, 그걸 믿고 내가 도합 600만원 봉헌을 궁리한 것일세. 그 적금에다가 내 <오마이뉴스> 잡문 고료를 보태면 무난히 해결이 될 것 같아서…. 내 결정을 어머니와 마누라가 매우 반기며 내게 감사하니 나로선 더욱 고마운 일일세. 하느님께서 지금까지 해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내 삶을 계속 잘 돌보아 주시리라는 생각을 되새기는 심정이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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