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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자녀" --- 2007.5.16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5-16 조회수593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5.16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사도17,15.22-18,1 요한16,12-15



                                                        

 

 

 

 

 

"하느님의 자녀"

 



“의인에게는 빛이 솟아오르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솟나이다.”(시편97,11).


하느님은 빛이시자 기쁨의 원천입니다.

 

하느님을 아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고,

하느님의 영광은 우리 삶의 유일한 목표입니다.

 

하느님을 알아야 나를 알아 참 나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모르고 나를 모르고

그냥 되는대로 살다가 인생 마친다면 얼마나 허망할까요?

 

인간관계를 통해

하느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평생 서로 알아가는 과정 중에

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의 인생인 것 같습니다.

 

하여 서로 모를 때 답답하기도 하고

무지로 인해 숱한 오해와 착각으로 상처도 입고

관계가 단절되기도 합니다.


참으로 서로 알아 갈 때

신뢰도 깊어지고 자유롭고 편안합니다.

 

사실 마음 담기지 않은 숱한 선물 보다는

자신을 알아줄 때 진정 기뻐하고 행복해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가 당신을 알아주기를 바라십니다.


하느님을 잘 몰라 엉뚱한 곳에서 하느님을 찾고,

미신적으로 하느님을 믿고,

본의 아니게 우상을 섬기면서,

내 식대로 하느님 사랑을 표현하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지요?

 

하느님을 올바로 알아야 올바로 믿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바로 바오로의 설교가

우리에게 올바른 하느님 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사람의 손으로 지으신 신전에는 살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이 아름다운 신록의 세상 전체가

하느님의 천연 사원일 수 있습니다.

 

또 하느님은 무엇이 부족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도 않습니다.

 

도대체 모두가 하느님의 것인데

무엇을 하느님께 드리겠다는 말입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땅 위에 살게 하시고,

일정한 절기와 거주지의 경계를 정하셨습니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을 찾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것’,

바로 이것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단 하나입니다.

 

그래서 우리 베네딕도회 수도승들의 유일한 일도

하느님을 찾는 일에 두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찾아 수도원에 왔고,

또 평생 기도와 노동, 성독을 통해

하느님을 찾는 일에 전념하는 수도자들입니다.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하느님의 일인 끊임없는 기도 중에

하느님을 찾는 자가 수도자이니,

하느님은 바로 수도자의 존재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원형을 사는 자가 수도자이니

깊이 들여다보면

이런 진리는 모든 신자들에도 해당됨을 봅니다.

 

사실 하느님을 찾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으니

하느님 탐구와 나의 탐구는 함께 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알아야 참 나를 알아

기쁘고 행복하게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떠나선 참 나도 모르니

참 자유와 행복도 요원합니다.


하느님은 막연하지도 추상적이지도 않습니다.


너무나 구체적이고 실제적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생명과 숨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입니다.

 

사실 그분은 우리 각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습니다.

더듬거리다가 그분을 찾아 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

살아있다는 자체가 살아있는 하느님 체험이니

새삼 무슨 하느님 체험이 필요하겠습니까?

 

지식 많아 머리는 똑똑할지 몰라도

하느님을 아는 영적 감각은

많이도 퇴화되고 무디어진 현대인들 같습니다.


무지로 인해

마치 물속에서 살면서 물을 모르는 물고기처럼,

하늘 안에 살면서 하늘을 모르는 나무들처럼,

하느님 안에서 살면서 하느님을 모르는 대부분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므로,

인간의 예술과 상상으로 빚어 만든

금상이나 은상이나 석상을 신과 같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하느님을 찾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하느님을 찾을 때 비로소 하느님 자녀로서

겸손하고 고결한 품위 있는 삶이 가능합니다.

 

사실 하느님 찾는 재미로, 맛으로 살아야

매일 새 하늘과 새 땅의  초록빛 영성을 살 수 있습니다.


나 혼자 하느님을 찾는 게 아닙니다.

고맙게도 진리의 영께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시고,

귀를 열어 주시고, 눈을 열어 주시어

하느님을 만나게 해주십니다.

 

퇴화해 시들어가던 영적 감각을 일깨워 주십니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머리로 아는 진리가 아니라

온 몸과 마음으로 깨달아 아는 체험적 진리가 되게 하는 것

전적으로 성령의 은혜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오시는 부활하신 주님은

진리의 영으로 우리를 일깨워 주시어

참 좋으신 하느님을 전 존재로 깨닫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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